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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은 끊임없는 투쟁으로 얻어지는 것"
[인터뷰- 지방분권운동 이끄는 이두영 충북 경실련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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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월 05일 (월) 10:24:15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이제 세종시는 어떻게 되는 걸까. 수정안은 물건너 갔으니 원안 건설 추진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찜찜하다. 이 정권이 정말 세종시 원안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가 말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됐지만, 여전히 이명박 정부는 수정안 추진이 더 낫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론을 들고 나왔던 정운찬 총리는 사의를 표명하긴 했지만, 반성은 없었다. 수정안이 더 낫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도 같은 생각이다.

반면, 충청권의 반응은 달랐다. 여기저기 환영한다는 플랙카드가 내결렸다. 세종시 원안 촉구를 외쳐왔던 이두영 처장에게도 인사 전화가 빗발친다. 지난 6월2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되던 날부터 7월1일까지 3일간 경실련 사무실에 있었다. 충북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은 끊임없이 울려대는 전화를 받고, 걸고, 인터뷰를 하고, 회의를 하는 등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다 눈 다래끼마저 심해져 바쁜 와중에 째기도 했다. 그리고 인터뷰에 응했다.

이두영 처장은 이제 마흔 다섯 살이다. 32살에 시작했던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운동이 지방분권운동으로 거듭나기까지 십여년 넘게 이 일에 매달리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지방분권운동을 시작하게 됐는지, 그동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후 전망 등이 궁금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운동이 청주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 이두영 충북경실련 사무처장  
IMF 이후 지역 상황은 끔찍했다.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하고 지방산업이 황폐화되었다. 수도권으로 공장이 몰리면서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인구 유입이 이루어지니 그 폐해는 더욱 심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주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수도권으로 공장이 몰리면서 수도권이 과밀화 되고 부동산 투기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당시 지역사회에 이런 고민들이 모아지게 된 것이고, 전국화된 것이고,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운동이 지방분권운동으로 발전한 것이다.


 " 이명박 정부 균형발전 철학 전면 부정, 수도권 이기주의와 지역균형발전 세력간의 대결 계속 돼"

- 분권운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분권운동이 가장 활발했고, 당시 대선 후보들이 지방분권 10대 과제를 받아들이면서 대선에서도 이슈화에 성공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한 이유도 강력한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03년 12월29일 국회에서 국가균형특별법이 법으로 제정됐을 때 그 역사적 성과에 정말 벅차올랐다. 그러나 2004년 이후부터는 계속 힘들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며서부터 더욱 힘들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와 철학, 가치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 균형발전 정책을 좌파적 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세종시를 백지화하려고 한다.

-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를 백지화하려는 이유는 뭘까

이명박 대통령은 수도권 기득권 세력들 즉 수도권 지역주의로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었다. 균형발전의 반작용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정략적으로 활용했다. 수도권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도권 패권화도 커졌다. 이 때문에 분권운동이 중요하다. 수도권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셔면 영원히 분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있다.

- 이번 표결에서 박근혜 의원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반대연설을 했다. 12년 의정활동에서 처음 연설한 것이라 한다

박근혜는 아이러니지만 일관성이 있다. 사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수도권 위주의 성장개발을 하는 한편으로는 균형발전 정책을 펴기도 했다. 박근혜는 아버지가 추진한 정책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친이계가 수도권 세력을 대변한다면, 친박계는 지역세력을 대변한다. 박근혜 의원도 지방적 사고와 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설은 아버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싶다. 

" 세종시 후퇴 어려워, 6.2 선거에서 국민들 균형발전 선택한 것"

- 세종시는 정상적으로 추진 될 수 있을까.

세종시 문제는 더 이상 후퇴가 어렵다. 행정도시 건설을 무산시키는 것은 어렵다. 이명박 정권의 의지와 정상 건설을 위한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정상건설이 어렵다. 이제는 정상건설이 되는지 모니터링하고, 압박하고, 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 의지 노력이 중요하다. 정상적으로 가느냐, 안가느냐는 균형발전 세력 염권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결이다.” 

- 균형발전 세력과 수도권 이기주의 대결이라면 

아직 균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재벌, 대기업, 보수언론이 수도권 이기주의를 받치고 있다. 6.2 지방서거를 계기로 분권운동에 다시 불이 붙었다고 본다.균형발전을 지향하는 세력들이 국민들로부터 선택받지 않았나.

" 지역언론 정체성 찾아야, 지역언론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 정부에서 지역언론에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는 대대적인 광고를 줬다. 이 때문에 지역언론이 지역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지역 언론 스스로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는다. 지역 여론을 대변하지 않는 것은 존재기반을 부정하는 것이다. 사실 지방분권운동 차원에서 지역언론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해왔다. 지역신문발전지원법도 만들어지지 않았나. 이는 지방이 살아야 지역언론이 살고, 지역언론이 살아야 지방이 살아난다는 바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지역언론은 분권운동을 촉구하는 역할을 해도 모자른데 정권이 바뀌자 입맛에 맞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지역언론이 사명감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시민운동이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데 벗어난게 아니냐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이 운동은 어찌보면 무모하고, 끝이 없다. 성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사람들이 운동에 대해서 확신을 못 갖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렇지만 지방분권운동은 헌법정신에도 나와 있는 기본권과 형평성을 지키기 위한 운동이다. 수도권에 지방이 종속되어 있는 관계, 삶의 질이 다르고, 서열화 되는 것은 옳지 않은 일 아닌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의 깨어 있는 자각이다. 분권운동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인데, 이에 대해 무관심하면 지켜낼 수 없다.

" 이두영은 늘 바쁘다? " 


- 온통 생각이 분권운동에만 몰려있는 것 같다. 다른 생활은 어떤가.

옛말에 의를 행하고 나면 예를 안다는 말이 있다. 나는 옳은 것을 지키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했지만 예를 갖추진 못했다. 경실련 내부일도, 가정도 제대로 못 챙겼다. 이런 부분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한 불만이 많다. 친구들은 으레 이두영은 늘 바쁘다라고 인식하고 있다. 어떤 친구들은 TV로 보면 된다고 말해주기도 한다. 지난 2004년 8월부터 일년간 가진 안식년이 유일하게 가족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보낸 시간이었다.

- 분권운동은 평생할 것인가

이제 내 나이 마흔 다섯이다. 인생후반기를 설계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지난 활동들을 차분하게 정리해보고 싶다. 나는 사나이로 태어나서 해볼 건 다 해봤다고 생각한다. 시민운동은 평생 해나갈 것이다. 끊임없이 학습하고, 투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어디 가서 사정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분권과 균형발전은 투쟁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문제를 지적하긴 싶다. 그러나 문제를 고쳐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중앙 집중화 현상으로 빚어진 수많은 폐해들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머지 않아 2,30년후에는 지방에 사람이 살지 않을 것이라는 말들도 있다.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이 나라에서 그 어디에 살든 같은 삶의 질을 누리며 사는 것,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극히 자연스러워야 하는 일들을 위해 스스로도 무모하다고 생각하면서 뛰어드는 활동가들이 있고, 이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의 생존권을 위한 운동이기에 싸우고 있다. 이두영 처장은 오늘도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 하루종일 전화에, 기자회견에, 인터뷰에 복잡한 일정만큼 책상도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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