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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제대로 하려면 사회적 합의부터"
[언론학교1강]충남대 류동민 교수 "모든 문제는 정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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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02일 (금) 15:01:07 이수희 cbmedia@hanmail.net

대선을 앞두고 너도나도 경제민주화를 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요하게 내세운다. 왜 경제민주화가 필요한 것일까. 경제가 어려워지고,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 되니 재벌의 문제도 두드러지고 불공정하게 여겨지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번 대선이 끝나면 경제민주화는 되는 것일까. 우리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충북민언련 언론학교에서는 “경제민주화와 언론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4개의 강좌를 준비했다. 지난 1일 “경제민주화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류동민 충남대 교수의 언론학교 첫 번째 강연이 열렸다.

왜 경제민주화 논의가 나왔나

   
   
 
류동민 교수는 경제민주화 논의가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는 IMF이후 심해지고 있는 양극화와 신자유주의를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벌문제가 경제민주화가 필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지만 더 넓게 보자면 모든 것을 상품화하고, 노동마저도 거래로 이해하는 특성을 가진 신자유주의 가 경제민주화를 불러왔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삶의 조건을 갖게 된 자영업자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경제민주화 전에 이익균점권도 제헌헌법에 있었다

이런 배경으로 경제민주화 논의가 등장했지만 사실 경제민주화는 헌법에도 나와 있다. 헌법 제119조 2항을 보면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고 되어 있다. 류동민 교수는 헌법에 나와 있는 경제민주화는 특정한 의미를 지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87년 체제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제민주화가 명시된 헌법 이전에도 1948년 남한 정권이 만든 제헌헌법 18조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서는 근론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는 이익균점권이 나와 있다고 한다. 이익균점권은 노동자들에게도 이익을 나눠줘야 한다는 보다 급진적인 권리를 말하는 것이란다.

경제는 순수하지 않다

류동민 교수는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착각하는 게 있다며 시장경제가 발전하면 민주주의도 함께 발전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민주주의가 발전하면 경제민주화가 되는 것처럼 말하는 데 이것도 착각이란다. 민주주의는 1인 1표를 행사하지만 시장은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은 표를 행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시장만으로는 경제 주체들간의 평등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란다. 그렇지만 시장은 제도에 의해 만들어지고 국가가 어떤 제도로 규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휴일 영업을 강행하고 있는 코스트코의 경우 그동안은 제도가 엄격하지 않아 마음껏 영업 이익을 추구할 수 있었지만, 서울시가 나서서 위생검사를 철저히 하고, 주변에 불법주차를 단속하는 등 규제를 하게 되면 코스트코가 영업이익을 추구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다.

류동민 교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의 말이라며 민주주의가 후퇴하면 시장원리가 득세하게 된다며 경제주체들간의 동등한 권리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벌 불공정 행위 규제만으로 힘들어

지금까지 논의된 재벌개혁의 논의들을 보면 소액주주 운동을 펼치거나 재벌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방식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벌개혁 논의를 보면 재벌의 지배구조를 인정해주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화시켜 나가자는 주장도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동민 교수는 우리 사회는 재벌의 구조를 바꾸자고 하면 너무나 급진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그나마 해왔던 것이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같은 경우는 독점을 규제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기업들의 독점 구조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계열분리명령제도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문제 바로 봐야 경제민주화 답 보인다

류동민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영업 문제를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스스로를 자산 소유자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 삶의 조건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의 문제를 노동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30%와 비정규직 노동자 50% 즉 약 7,80%에 가까운 이들이 한국경제의 쿠션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대책 없이 경제민주화가 가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메이저 자본 - 정규직 노동- 하청기업 +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의 피라미드 구조가 관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정규직도 비정규직이 되고, 자영업자가 되고, 청년구직자 역시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가 되는 형편이니 노동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논의가 활발한데 이것만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든 문제는 정치적이다

류동민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라고 얘기했다. 류교수는 마르크스의 말 “사회가 법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사회에 기반하는 것이다” 라는 말에 빗대어 시장이 사회에 기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사회이냐에 따라 시장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민주화를 말하는 진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극심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문제들 이를 테면 복지, 증세, 무상급식, 동반성장 등등 최근 이런 문제들을 보면 사회적 합의로 풀기보다는 빨갱이니, 종북세력이니 하면서 이데올로기적 측면으로 몰아붙인다거나 법대로 하자는 논리가 더 팽배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류동민 교수는 모든 문제는 정치적이라며 정치로 풀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될 수 없지만 어느 쪽의 이익을 중요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생각을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경제는 어렵다고만 생각했다. 류동민 교수의 강연을 들으면서도 쉽지 많은 않았다. 그러나 너무나 중요한 문제를 외면한 채 ‘시장’에만 맡겨두었던 게 아니었나 싶었다. ‘경제는 나와는 별개의 문제, 경제가 발전하면 무조건 좋은 거다’라는 생각을 깰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삶의 현실을 바꾸어 나가기 위한 사회적 조건들을 이야기하고, 요구해야 한다. 정치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생각한 시간이었다.

특별함이 있는 언론학교

충북민언련 언론학교 첫번째 강연을 위해 운동중학교 이선호군이 칠레민중가요 "단결된 민중은 절대 패하지 않는다"를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었고, 정진아 운영위원이 수강생들을 위해 약밥을 직접 만들어오셨다. 추운날씨와 바쁜 일정을 뒤로 하고 함께 해주신 수강생들 덕분에 빛이 난 시간이었다.

한편 오는 8일 충북민언련 언론학교 두 번째 강연에서는 <미디어오늘>의 이정환 기자가 그동안 한국언론이 경제보도를 어떻게 해왔는지를 진단한다. 우리가 경제를 어렵게만 여기고,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언론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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