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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사회 문제 드러내고 의미 분석하는 역할 해야
[손석춘 강연] 지역신문도 진지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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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2일 (월) 11:06:16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천사표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죽음을 선택한 이유

남편이 일년 째 월급을 가져다 주지 못해 생활비가 없다. 아이들은 배가 고프다 하고, 3800원이 없어 학교에서 하는 활동에도 참여할 수 없다. 게다가 병까지 앓고 있다. 세남매의 어머니인 한 여성은 결국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아이들을 죽게 하고 자신도 목숨을 버렸다. 이 여성은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죽음이 신문에 나겠지 하는 기대를 했단다. 그러나 정작 언론에서는 그 여성을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비정한 엄마라고 보도했다.

   
 
이 사건을 취재해 사설을 써보겠다고 생각한 한 논설위원은 하루에도 이런 사건은 수없이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하는 경찰관의 이야길 듣고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하루 40여명이 자살을 선택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숫자로만 인식했던 현실 앞에서 과연 저널리즘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했다고 한다.

언론은 사회 문제를 제대로 드러내야 한다

만일 무상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아이가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학교를 다니면서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면, 공공보육시설이 있어 어린 아일 맡기고 일을 할 수 있었다면 과연 죽음을 택했을까, 라는 질문을 해보자. “비정한 엄마”라고 비난을 퍼부을 게 아니라 그 엄마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제대로 보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언론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사실 보도하는 일과 그 의미를 분석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손석춘은 말한다. 그런데 언론은 사회 문제들을 제대로 보도해주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손석춘은 무엇보다도 문제의식이 약한 기자들의 문제를 들었다. 예전만큼 치열함을 찾아볼 수 없단다. 기자들은 어느새 고임금의 샐러리맨이 되었다며, 너무나도 높은 임금이 기자들로 하여금 사회 문제에 둔감하게 만든 게 아니냔 이야기다.

오히려 매체들은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개인적인 문제로 인식하게 해주는 데 쓰이고 있다. 신문이고 방송이고 할 것 없이 비정한 엄마를 탓할 뿐이지, 그 어머니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고 있다. 또 이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문제도 남았다.

곳곳에 진지가 필요하다

손석춘은 그래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열심히 싸워온 사람들이 있기에 이만큼 온 것이라며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더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신문 역시 하나의 진지로서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의 문제를 말하고 해결해나가는 네트워크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석춘은 또 우리나라 진보언론이 신자유주의와 분단체제를 극복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더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 현장을 떠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장을 맡아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왔고,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언론인 손석춘을 7년 만에 충청리뷰 사별연수 강연에서 다시 만났다. (충북민언련 제1회 언론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 현실은 더 나아졌는가, 언론은 정말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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