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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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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30일 (목) 15:04:07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조금 전 아는 기자가 전화를 했다. 힘든 일이 있다며 애써 기운 찬 목소리를 내며 이야길 한다. 통화 끝에 “국장님 덕분에 힘내요” 한다. 그 마음이 뭔지 알겠기에 잠시 울컥했다. 그 기자가 어떤 일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지는 제대로 다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열심히 하고 있기에 고민도 있고 어려움도 생겨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민언련 활동도 어느덧 10년째, 지역언론 기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많은 기자들을 만나보진 못했다. 하는 일 때문에 어떤 경계심이 작동하는지 기자들과는 마냥 편해지지도 않고, 친해지기도 힘들다. 몇몇 기자들을 안다고 해서 지역언론 기자들이 어떻다고 규정할 순 없다. 그래도 겪어보니 절로 알아지는 것들이 있다. 

   
  ▲ 지난 5월 22일 오후 세종로 정부합동청사 브리핑실에서 국정홍보처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발표를 취재하고 있는 기자들모습. 출처:오마이뉴스 (본문과는 상관없습니다.)  
 

지역언론 기자들 열심히 하는데도 제대로 대접 못 받는 경우 참 많다. 지역사회에서 기자 노릇 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나 지역사회에 수많은 연고가 서로 얽혀 있어 비판 하는 건 더 어렵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라며 대충 눙치고 넘어가는 분위기도 그렇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비판 보도 경우엔 특종이 많고, 특종 아닌 특종이 되는 경우도 많다. 다른 기자들은 취재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한 사안이라면 설령 다른 언론사의 특종이라 하더라도 취재에 나서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럴 때 특종 아닌 특종 보도를 하는 기자들은 참 무기력해지고 기운 빠지겠다 싶다.

열심히 취재해 비판보도를 하는 기자들은 참으로 고생이 많다. 잘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욕을 먹기도 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취재해 보도하는 기자들을 보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저 그들이 지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기자들 비판 보도에 콧방귀조차 끼지 않는 이 사회 분위기가 문제이지, 비판보도를 하는 기자가 잘 못한 것은 아니질 않나.

최근 우리 지역에 인터넷신문이나 마을신문 등 풀뿌리 언론사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여러모로 열악한 환경인데도 참 빛나는 활동을 하는 기자들을 만난다. 공동체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 열심히 뛰는 기자들 모습을 보면서 ‘아, 이래서 지역이 굴러가는 구나’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들은 기자라기보다는 사회 운동가 같은 모습이다. 경영 사정이 좋질 않으니 기자 한 두 명이 뛰는 언론사들도 있다. 얼마나 힘들지 안 봐도 알겠다.

최근에 몇몇 젊은 기자들도 만났다. 이들도 힘들어보였다. 고민도 많은 듯 했다. 정말 열심히 하는 만큼 인정받고, 보람차면 좋을 텐데 마냥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지역언론 환경 자체가 어려워서 그런지 패기만만한 그런 모습도 아니었다.

이래저래 지역언론 기자들 참 고생이 많다. 열심히 뛰는 만큼 반짝반짝 빛나고 사랑도 듬뿍 받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지난 봄에 만난 한 기자가 들려준 얘기가 떠오른다. 그는 자신을 사관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을 제대로 기록하기 위해 애쓴다고 했다. 이런 사명감을 갖고 고군분투 하는 기자들 덕분에 지역언론이 있다. 묵묵히 제 갈 길을 걸어가는 그들을 보면서 나라도 제대로 알아주고 응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게을렀다. 조금 더 부지런해져 이들의 활약상이라도 기록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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