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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사람, 자연, 문화를 담아내다
<전라도닷컴>황풍년 편집국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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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8월 08일 (목) 09:49:44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지난 2000년 10월16일 전라도의 사람, 자연, 문화를 인터넷에 제대로 담겠다며 <전라도 닷컴>이 만들어졌다. 사이트를 개설한지 16개월 만인 2002년 3월 <전라도닷컴> 월간 잡지가 나왔고 2013년 8월호까지 137권이 발간됐다. 창간 이후 단 한 번도 돈 많은 사람, 힘 있는 권력자를 인터뷰한 적이 없는 잡지. 오로지 민초들의 고단한 삶에 위대한 찬사를 보내온 소박한 잡지 <전라도 닷컴>은 컨텐츠의 힘으로 독자들 사랑을 토대로 성장하고 있다. <전라도닷컴>이 만들어내는 컨텐츠의 힘을 황풍년 편집국장으로부터 들어봤다.

   
  ▲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국장  
 


전라도말로 풀어내는 삶

<전라도닷컴>에는 매 호마다 평범한 우리네 할배, 할매, 아재와 아짐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전라도닷컴은 창간 이래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한 번도 다룬 적이 없다며, 역사의 주인공인 민중들, 평범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해서 자식들 키워낸 분들 이야기를 싣는다고 밝혔다. <전라도닷컴>에 실린 기사들을 보면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살아내는 할배와 할매들의 입말로 삶이 온전하게 드러난다. 지극히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맛깔난 이야기로 거듭나는 것은 단순히 기자들의 글발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전라도닷컴> 기자들은 오일장에서 장사하는 할머니들을 하루 종일 따라다니거나 옆에서 장사를 도우며 취재한다. 기자들은 할머니를 취재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마치 손주처럼 혹은 스텝처럼 함께 움직인다고 한다. 기자들은 전라도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기 위해서 진득하니 할머니들 삶 속으로 빠져드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남신희, 남인희 등 기자들의 천재성과 노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라도닷컴>엔 100여명의 외부 필진들이 활동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매일 버스로 출퇴근을 하면서 시골 버스 풍경을 전하는 광주대 박주하 교수, 30년을 보령 회천면에서 우편배달해온 류상진 집배원이 전하는 회천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양선숙님이 전하는 다문화 가정 이야기도 기자들이 채우지 못하는 <전라도닷컴>을 풍성하게 한다. <전라도닷컴>은 워낙에 우수 컨텐츠로 인정을 받아 외부필자들이 오히려 청탁을 받으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황풍년 편집국장은 “전라도닷컴을 오독하는 사람들은 그 얘기가 그 얘기라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고 빛나는 가치가 있다. 이런 민중들의 삶이 모여 장엄한 역사를 이룬다. 낡고 오래되더라도 그것이 한국인의 삶이며, 그 속에서 미래를 찾아야 한다. 민중의 문화를 담아내서 끊임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걸 진 간짓대로 들고 배가 가면서 밑창에다 좔좔좔 풀어놔. 이틀 만에 건지문 홍애가 걸린다해서 걸낙이여. 이 일을 한 20년이나 했을까. 낚시도 갈아 꿰야 흐고, 끊어진 줄도 잘못 뭉끄면 끊어져” - <전라도닷컴> 8월호 “진짜배기 흑산홍어 여그서 나왔제” 기사 본문 가운데서. 이처럼 <전라도닷컴>은 철저하게 지역말을 그대로 살려 쓴다, 말을 글로 옮길 때 표준말로 바꿔버리면 뉘앙스가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표준말로 획일화되는 건 폭력적이다, 말의 다양성을 살려야 한다. 따옴표 안에서 전라도 사람들의 말을 정확히 살려내도록 하게끔 노력한다”고 말했다. <전라도닷컴>은 전라도말 자랑대회도 3년째 열고 있다. 우리 문화가 사투리를 금기시하는 문화는 잘못된 문화라며 전라도 말을 자랑스럽게 하자는 뜻에서 대회를 열고 있단다.

전라도닷컴을 지켜 온 힘

<전라도닷컴>은 창간 초기에는 빅마트라는 향토기업이 자본을 댔지만, 2007년 후원기업이 흔들리면서 폐간 위기를 겪었다. 이때부터 황풍년 편집국장은 동지 같은 기자들을 설득해 직접 운영에 나섰지만 경영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2007년 12월에는 잡지를 발행하지 못하고 독자들에게 편지를 썼다. 발행하지 못해 용서를 빈다는 편지 한 장에 <전라도닷컴> 같은 소중한 매체를 경영난으로 문 닫게 할 수 없다는 수많은 독자들이 후원금을 내고, 박원순 서울 시장 등 유명인사들이 홍보위원으로 나서 구독캠페인에 나섰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전라도닷컴>을 지켜온 힘은 전라도 사람들의 질박한 삶을 오롯이 담아내는 <전라도닷컴>을 지지해 준 독자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전라도닷컴> 독자들은 전라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전국 곳곳과 해외에까지 전라도닷컴 독자들이 있다. 아무리 독자들이 사랑한다해도 잡지를 운영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평범한 전라도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다보니 광고영업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라도닷컴>은 정부가 선정한 우수콘텐츠 잡기이기도 하다. 황국장은 마게팅에 우수콘텐츠잡지라는 걸 활용하긴 하지만 광고를 따내는 데 큰 역할을 하진 못한다고 밝혔다. 광고영업이 어려워 책 출판 사업도 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풍년 국장은 아무리 어려워도 낯 내기용 인터뷰는 안하겠다고 말했다. 기사를 내주면 대량구매하겠다, 광고를 내겠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전라도닷컴>이 지켜온 가치가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읽는 사람 자존감을 높여주는 잡지

황풍년 편집국장은 대한민국 모든 뉴스의 중심은 서울에 그리고 힘과 권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미디어가 획일적인 가치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세이셔널한 뉴스, 특별한 뉴스만 찾으려고 하는 지금의 현실이 뒤틀려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일상성을 챙기는 게 필요하다며, 있는 그대로의 속살과 우리들 역사를 그대로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의 삶과 문화를 기록해 오래된 문화를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은 곧 국가 문화 역량이다. 지역의 삶과 문화를 기록하는 매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국가가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의미 있는 매체를 읽고 공감하다보면 내 삶에 대한 긍정성이 생겨나고, 아름다운 민중사에 감동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내가 있다는 걸, 내 존재 자체가 귀하다는 걸 알게 된다. 지역 매체가 지역을 다루고 지역가치를 찾아서 나누고 공감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매체가 많아질수록 돈 말고 다른 가치 추구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지역에서 매체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충고했다. 지역에서 새로운 매체를 만들려고 하면 먼저 우리 사회에 무엇이 결핍되어있는지를 직시하고 부족함을 채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확고한 철학으로 진득하게 끊임없이 해내겠다는 열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쉽게 매체를 만들다 보니 돈이 안 돼 사라지고 그러다보니 매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황풍년 편집국장은 건강한 언론이 살아 있어야 문화다양성을 지켜내고, 뒤틀린 사회를 바로잡아 줄 수 있다며, “모든 지역이 자기중심의 삶과 문화를 자기 지역말로 펴내는 매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여기, 우리가 이 땅의 중심이요 문화의 주인공이라는 마음으로 한 길을 걸어온 <전라도닷컴>은 바로 지역을 제대로 담아내겠다는 확고한 철학과 진득한 열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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