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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자 노동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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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17일 (수) 14:35:20 이수희 cbmedia@hanmail.net

사람이 죽었다. 왜 죽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숨진 채로 발견되었단다. 그는 한 지역일간지 기자였다. 밤에는 대리운전을 뛰었고, 여관방에서 달세를 살았다니 형편이 넉넉치 않았던 듯 싶다. 그에 죽음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삼십대 기자 노동자가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는 얘기가 믿기질 않았다. 정말이냐고 몇번을 되물었다. 그가 정확하게 무엇때문에 죽게 됐는지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좀 더 나은 여건 속에서 일할 수 있었다면 하는 부질없는 마음도 들었다.

얼마전 페이스북 친구인 한 방송사 기자는 이런 글을 남겼다. 이제 만 삼년이 지난 막내기자들이 여전히 새벽출근을 한다며 이를 돕기위해 10년차 기자들이 새벽근무를 자청하고 나섰다고. 신입을 뽑지 않으니 3년이 지나도 신입기자들이 하는 역할을 해야만 하는 기자들, 그런 후배들이 안쓰러워 새벽근무에 나선 선배들..... 그 기자는 행복한 사무실 풍경이라고 말했지만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란 걸 어찌 모르겠는가.
   
  ▲ 영화 <더 테러라이브>의 한장면. 출처:미디어오늘  
 

그러고보니 이젠 방송사에도 젊은 기자들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렵다. 모 지역방송에 한 삼십대 기자도 얼마전 이직했다는 이야길 들었다.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직장을 옮긴 기자의 개인적인 선택이니 잘된 일이다 싶지만 한편으론 이제 그 방송사엔 젊은 기자들이 별로 없네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젊은 기자들이 그래도 더 발로 뛸텐데 싶어 안타까웠다. 벌써 여러명에 젊은 방송 기자들이 적을 옮겼다. 젊은 기자들이 이직을 결심하는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문제보다 버티기가 힘들었거나 일할만한 곳이 아니라는 판단이 더 커서라면 이는 큰 문제 아닌가.

지역언론에 기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일간지에 채 열명도 안 되는 기자들이 일을 한다. 그래도 멀쩡히(?) 신문이 나오니 기자 충원은 생각도 하지 않는 눈치다.사람이 적으나 많으나 컨텐츠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니 사주로서는 인력 충원은 고려하지 않을 듯 싶다. 그런 환경에서 제대로 기자들에게 투자를 할지도 의문이다.

지역언론 기자들이 줄어드는 만큼 기자들에 자질에도 문제가 많다는 얘기도 많이 들려온다. 예전같지 않다고. 같은 기자로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봤다. 지난 지방선거때 선거판으로 옮겨간 기자들이 더러 있었다. 일부 기자들은 선거캠프로 옮겼다가 다시 언론사로 돌아오는 걸 반복한다. 유예기간도 두지 않고 그래도 경력이 있으니 낫지 않나 싶어 기자로 받아주는 모양이다. 별 문제 의식 없이 그러려니 하는 눈치다.(전북 지역은 기자협회가 나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기자들이 다시 언론계로 진입하는데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선거판으로 옮겨가거나 유력 후보에게 노골적으로 줄을 대는 듯한 기자들도 어김없이 나오는 모양이다.

기자로서 자존심을 지키며 일하기 싶지 않은 환경,  젊은 기자들이 자꾸만 떠나가고 더이상 기자들을 채용하지 않는 환경, 과연 이런 환경이 과연 좋은 언론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언론 환경에서 사람에 일을 제대로 다룰리 없다. 지역언론이 처한 어려움에 근본적인 원인과 결과가 모두 사람에 달려있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일텐데 ……. 아깝게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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