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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와 한 남자의 베트남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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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2일 (수) 07:38:27 김승효 backsteam@nate.com

느닷없이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 오늘처럼 비가 왔었다. 퇴근 전 B언니에게 걸려온 전화기 너머로 “승효야!! 비도 오는데 파전에 막걸리 한잔할까?”라는 말에 두말할 것도 없이 좋다고 했다. 퇴근해서 아이들 저녁식사를 챙겨주고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남편도 그곳에서 만나기로 한 상태였다. 내가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막걸리주전자는 비워져 있었고 냄비 속 두부안주도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B언니와 H언니 부부, 그리고 남편은 나의 합류로 막걸리 한주전자를 더 주문했고 막걸리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판이 벌어졌다.

알고지낸지가 20년쯤 되었을까? 그 사이 결혼을 했고 아이들이 생겼다. 아이들 어릴 적에는 같이 놀러 다녔었는데 이렇듯 아이들 없이 부부끼리만 만난 것은 처음이지 싶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모두들 헤어지기가 아쉽기도 하고 B언니 남편인 U선배가 오기로 해서 막걸리집을 나와 족발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항상 만나면 새로울 것 없는 옛일들을 처음인 양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하며 웃는다. 한참을 웃고 떠드는 중에 언니들이 “여자들끼리 여행가자!!”는 농담섞인 제안을 했고 난 두말할 것도 없이 또다시 좋다고 했다. H언니 남편인 S선배가 가이드를 자청하면서 계획은 단숨에 구체화되었다. 여행지는 베트남, 비행기티켓은 가장 저렴할 때 구입하고 기간은 3박 4일로 정해졌다.

막걸리모임을 하고나서 얼마 후에 S선배로부터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여권사본팩스전송과 금일 오후 5시까지 비행기티켓결재바람’ 이렇듯 얼떨결에 세 여자가 한 남자를 앞세우고 여행을 가게 되었다. 샌들과 월남치마는 현지에 가서 조달하기로 해서 배낭 하나가 충분할 정도로 짐은 간단했다. 간단한 배낭과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혼자 떠나게 된 여행의 설레임과 유쾌한 언니들과 동행하게 된 들뜬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섰다.

비행기로 4시간 30분 날아가 베트남 하노이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베트남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S선배 후배인 P씨의 운전기사가 미리 나와 있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나서 제일 먼저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쌀국수는 닭고기를 넣은 것과 소고기를 넣은 것에 따라서 이름이 달랐다. 닭고기를 넣어든 쇠고기를 넣어든 쌀국수에 라임과 매운맛소스와 마늘소스를 곁들여 먹어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을 현지에서 알게 되었다. 그 맛에 3일내내 쌀국수를 먹었을 정도다.

둘째 날, 우리는 P씨 부부와 함께 하롱베이로 갔다. 하롱베이가 보이는 호텔에서 만찬을 즐기며 한밤의 야외수영을-한국에서는 입어본 적이 없는 수영복차림으로-했다. 비록 호텔수영장에서 개구리영법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낯선 곳이 주는 편안함과 해방감을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편안한 사람들과 함께 나눈 솔직하고 진지한 삶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위로하고 에너지를 충전하기에도 충분했다. 하롱베이의 해변 백사장에 써두고 온 ‘김승효◯◯’이 생각나서 자꾸만 웃음이 난다. 얼떨결에 다녀온 여행이지만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3일이 난, 너무 즐거웠다.

여행을 계획하고 가이드를 자청해 주신 S선배와 최상의 여행일 수 있게 해준 유쾌·통쾌·상쾌한 B언니와 H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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