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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흘린 땀들이 모여, 새로운 문이 열릴 거야”
[김승효 엄마의 선택]청소년들을 향한 故 신해철의 응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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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7일 (화) 20:57:01 김승효 backsteam@nate.com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점입가경(漸入佳境: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 싶다. N포대세, 헬조선, 금수저 등의 말들로 대변되고 있는 곳이 한국이다. 한해 평균 국적 이탈자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곳 또한 한국이다. 20대 중 70%이상이 이민을 생각하는 곳 또한 한국이다. 2017년도가 되면 인구절벽이 예상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 또한 한국이다. 여기저기서 고통과 절망으로 무너지는 소리가 요란한데 전혀 무관하다는 듯이 한국은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2014년 교육정책교육부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을 통해 주요 OECD 8개국의 국사 교과서 실태조사 결과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 더 나아가 전체 OECD 34개국 중 단일한 국정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그리스가 유일하다. 현 교육부 김재춘 차관이 2009년 교수 재직 중 자신의 논문에서도 “국정교과서는 독재국가나 후진국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제도”라고 했다. 그런데 왜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걸까? 만약, 아버지 박정희의 친일행적과 남로당 가입, 군사정변을 일으킨 행적을 감추거나 유신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한 역사적 사실들을 왜곡할 의도라면!!!

청소년들이 행동에 나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까지 두려움 없이 행동하고 있다. 나는 그들 앞에 어른인 것만으로도 부끄럽다. 그런데 집회에 나온 학생들에게 “선동당했다”고 말하거나, 국정화 반대 행진을 하는 학생에게 발길질을 하는 어른도 버젓이 존재한다. 발길질하는 어른이 존재하는 사회에 10대 청소년들은 여전히 꿋꿋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을 향해 죽어서까지도 응원하는 이가 있다. 故 신해철은 언제나 10대의 편에 섰고 그들이 주체적으로 살기를 바랐으며 현실의 벽 앞에 절망하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깊은 공감과 위로를 표했다. 무엇보다도 ‘현실의 어려움 앞에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 싸우라’며 10대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의 유작앨범 ‘웰컴 투 더 리얼 월드(Welcome To The Real World)'의 가사는 현실 세계와 묘하게 겹쳐지며 감동적이다. 끝까지 10대들을 챙기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들을 옥죄는 사회적 분위기와 그것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는 어른들의 행동을 비판했던 그가 그립다.

<오마이뉴스>

'교복 시위대'를 향한 죽은 신해철의 응원가 : 웰컴, 투 더, 리얼, 월드!

(기사바로가기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154356)

 

신해철의 유작앨범 <웰컴 투 더 리얼 월드(Welcome To The Real World)>가 25일 음원 사이트에 공개됐다. 이 앨범에는 신해철이 만든 37곡의 과거 명곡들과 3곡의 유작-'아이 원 잇 올(I Want It All)', '핑크 몬스터(Pink Monster)', '웰컴 투 더 리얼 월드(Welcome To The Real World)'-이 담겼다. 그중 앨범명과 동명의 곡인 '웰컴 투 더 리얼 월드(Welcome To The Real World. 이하 리얼월드)'는 신해철의 음악 세계를 마무리 짓는 곡으로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1990년대 넥스트 전성기의 음악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달리는 듯한 드럼 소리, 기타와 바이올린이 함께 만드는 따뜻한 느낌의 멜로디, 신해철과 이현섭의 트윈보컬 등이 어우러져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현실의 어려움 앞에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 싸우라'며 10대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리얼월드의 가사는 현실 세계와 묘하게 겹쳐지며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의 음악 세계에서, 또 그에게 '마왕'이라는 별명을 안겨준 디제이 경력에서도, 10대는 중요한 존재였다. 그는 언제나 10대의 편에 섰다. 그들이 주체적으로 살기를 바랐으며, 현실의 벽 앞에 절망하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깊은 공감과 위로를 표했다. 그리고 이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리얼월드를 통해 끝까지 10대를 챙기고 있다.
 

끝까지 10대를 챙기다

신해철은 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굉장히 뛰어났는데, 10대들에 대한 애정 역시 그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스테이션>에서는 편하게 반말로 사연을 보내라면서 10대들이 마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소통 포맷을 마련했다. 더불어 '쫌 놀아본 오빠의 미심쩍은 상담소'라는 코너에서는 집단따돌림, 가정폭력 등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민감한 고민을 상담해주면서 10대들과 신뢰를 쌓아나갔다.

신해철의 트레이드마크인 독설 또한 10대들에겐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본인도 강압적인 공교육 환경에서 자랐다며, 나이가 어리거나 학생이라는 이유로 하나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했던 경험들을 자주 털어놓곤 했다. 동시에 10대를 옥죄는 사회적 분위기와 그것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는 어른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2004년도에는 '체벌 금지 법제화 추진 모임'이라는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기도 할 만큼 청소년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이상적으로만 받아들여졌던 신해철의 체벌금지 주장은, 경기도 교육청이 최초로 '교내 체벌 금지'를 선언했던 2010년 이후에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게 신해철의 활발한 10대와의 소통은 음악 활동이 많지 않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던 2000년대에도 라디오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마니아층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이 됐다. 흔히 신해철의 팬들을 1990년대에 그의 음악을 들었던 30대 이상으로 상정해 놓는 경우가 있는데, 실상 그를 추모하는 팬 중에는 <고스트스테이션>을 듣고 자란 20대도 많다. 만약 그가 살아서 라디오를 계속했다면 10대부터 50대까지 더욱 폭넓은 연령대의 팬을 보유할 수 있었을 것이다.

1주기 추모식 추도사는 고3 학생

신해철은 자신의 음악에서도 미래세대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해에게서 소년에게', 한국 교육의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매미의 꿈'과 '더 프레셔(The Pressure)', 진정 원하는 것을 찾으라고 외치는 '소년아 기타를 잡아라'까지…. 그는 여중생이 장래희망을 현모양처로 쓰는 현실이 싫다고, 젊은 여성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를 바라며 '사탄의 신부'를 쓰기도 했다. 그는 이 땅의 소년·소녀들이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랐고, 또 그들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진보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음악은 10대들을 위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주체성을 강조한다. 리얼월드에서도 드러나지만, 그가 10대에게 던지는 일관된 메시지는 "비록 힘들겠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라"다. 동시에 청소년은 미성숙하다고 이야기하며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어른들을 향해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의 아들로 태어나 하면 된다, 안 되면 되게 하라, 그래 난 안 돼 어쩔래"(The Pressure)라고 반항하며 10대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한다.

지난 25일 신해철 1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읽은 사람은 팬이 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고3 학생 이승우군이었다. 그는 추도식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그가 남긴 많은 음악들은 인생이라는 험난한 길을 헤매고 있던 우리를 감싸고 위로해줬다. 우리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줬다."

국정화 반대 외치는 청소년들에게 신해철이 해주는 말
"니가 흘린 땀들이 모여, 새로운 문이 열릴 거야"

요즘엔 10대 청소년들이 시위 현장에서 많이 보인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때문이다. 나는 리얼월드가 광장에 나서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청소년들을 향한 응원가처럼 느껴진다. 가사만 보면 이제 막 사회로 진출하는 청소년들을 격려하기 위한 내용이지만, 본질에서 '자기 확신'을 갖고 '두려움 없이 행동하라'는 메시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가 누구보다도 사회에서 청소년의 목소리가 커지기 원했던 사람 아닌가.

"청소년들이 자신과 관련된 정책이든 교육문제든 아니면 심지어는 교육문제가 아닌 사회 이슈 전반에 대해서, 자신들이 의견을 내고 목적 달성을 위해서 집회를 열거나 정치적인 모임을 가지는 것…. 저는 무조건 허용하고, 어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들이 순수하게 조직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야 한다는 쪽이다.…(중략)…학교에서 처벌받을 가능성도 높고 다짜고짜 선생님들한테 멱살 잡힐 가능성도 높은데, 옳지 않다 분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그 두려움을 무릅쓰고 촛불시위에 나올 수 있는 요즘 청소년들의 대단함…. 우리 대한민국이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가 있다면 바로 그렇게 자발적인 생각과 어른 못지않은 사고를 가질 수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다." - 2005년 5월 10일 <고스트스테이션> 방송 중

'내신등급제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를 주제로 한 시간을 꾸민 이날 방송에서 신해철이 했던 말은 지금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집회에 나온 학생들에게 "선동당했다"고 말하거나, 국정화 반대 행진을 하는 학생에게 발길질하는 어른이 존재하는 사회다. 그 앞에서 10대 청소년들은 여전히 꿋꿋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해철이 살아있었다면, 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었을까? 불행히도 우린 지금 알 수 없지만, 그가 10대 청소년을 격려하기 위해 만든 유작 리얼월드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음악 도시>와 <고스트스테이션>을 들으며 10대를 보냈던 지금의 20·30대들과는 다르게, 지금의 10대는 앞으로 신해철의 말에 공감하고 위로받을 기회가 없다. 내 편이 되어주는 신해철 같은 어른을 만나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음악은 남았다는 것이다. 그 음악이 부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청소년 시위대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 또한 모든 청소년들에게도. 웰컴, 투 더, 리얼,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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