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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는 기본, 지역의제도 미리 기획해야
충북지역 언론 19대 대선 보도 모니터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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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5월 16일 (화) 10:11:39 충북민언련 cbmedia@hanmail.net

19대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번 대선에서 언론의 역할은 어떤 점수를 받게 될까. 전통 미디어들과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통해서 수많은 뉴스들이 쏟아졌으며, 선거 TV토론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는 역할을 충분히 했다. ‘미디어 선거’ 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19대 대선이다.

지역언론의 선거보도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색다른 게 없었다. 사실 대선에서 지역언론이 할 역할은 크게 없다고들 말한다. 전국적인 관심사항이니 서울 소재 전국권 대상 언론들 보도만 봐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대선에서 무슨 지역적인 관점이나, 지역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검증한다는 게 큰 의미 없다고들 한다. 정말 지역언론은 대선 후보들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 유세현장을 보도하고, 지역 공약을 점검하면 역할을 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일까. 이번 대선 보도 모니터를 하면서 느낀 몇 가지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다.
   
  ▲ 각 방송사 선거보도 뉴스화면 모습.  
 

첫째, 지역언론도 팩트체크 좀 하자. 이번 대선에서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했다. 가짜뉴스가 활개쳤다면 이에 맞서는 ‘팩트체크’도 활발했다. 사실 언론보도는 팩트 체크를 엄연히 거쳐서 나오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팩트 체크를 따로 하는 게 특별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팩트체크를 다른 말로 하면 ‘검증’ 이다. 언론의 검증 역할은 기본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검증 없이 그대로 전달만 하는 경우가 많다. 후보들에 발언이나 선거운동원들의 발언 검증은 기본이고, 공약 검증도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을 죽 나열하는 보도를 정책 보도라고 하긴 어렵다.

정책 중심의 선거보도를 주문하면 언론인들은 “실제 정책 보도는 독자들이 보지 않는다. 품을 많이 들여 정책 보도를 하면 뭐하나. 보는 사람들이 없다”고들 한다. 정말 그럴까. 독자를 탓하기 전에 제대로 정책 보도를 했는지부터 따져 볼 일 아닌가. 깊이 있는 정책보도가 어렵다면 이미 제시된 공약들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전달’ 이 아니라 ‘검증’ 이 필요하다.

둘째, 대선에서 주목해야 할 지역 의제를 미리 제시하자. 이번 대선에서 지역의제로 KTX세종역 반대가 주요하게 꼽혔다. KTX세종역 반대 범도민추진위원회의 적극적인 대응 때문인지 선거 기간 내내 해당 이슈가 반복 보도되었다. 만일 KTX세종역 반대 대책위 활동이 없었다면 대체 이번 대선에선 무슨 얘기를 했을지 모르겠다. KTX세종역 반대가 지역주민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주요 의제라기에는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다. 충북도가 각 후보들에게 건의해 대부분 반영됐다던 공약들도 언론이 지적한대로 대선 후보들도 표를 의식해 모두 해주겠다는 식으로 약속하니 그 약속이 지켜질지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대선에서 어떤 의제들을 지역적인 관점으로 다룰 수 있었을까. 미세먼지 대책과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 등도 철저하게 살펴봐야 했다. 청주 미세먼지 농도는 늘 전국 상위권을 기록한다. 또 지난 3월에 불거졌던 대기업의 복합쇼핑몰 진출 문제 등도 대선이라는 공간 속에서 치밀하게 살펴봐야 했다. 재벌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에 이어 지역별로 대규모 쇼핑센터를 세우려는 전략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역에 수많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지역을 떠나거나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 하는 현실이 왜 지역의 문제가 될 수 없나.

언론 스스로 지역 의제를 기획하지 않으니 대선 기간에 의제 중심의 보도는 빈약할 수밖에 없고 그나마도 검증 보도가 아니라 단순 비교 평가와 전달에 그치고 말았다. 언론은 선거 때만 선거보도를 할 게 아니라 평소에도 지역 주민이 생각하는 주요 의제를 평소에도 좀 더 자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셋째, 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활용하자. 이번 대선에서는 KBS청주총국이 도민 1041명을 대상으로 대선 여론조사를 했다. 대선후보 지지도와 지지정당, 우선 해결 국정현안 과제, 우선 해결 지역과제, 충북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등을 물었다. KBS청주총국은 여론조사 결과를 이틀에 걸쳐 보도했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인지 지역신문들도 대선 후보 지지율을 가져와 보도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보도는 결과만 전할 뿐 별다른 설명이 좀 부족하다.

여론조사를 설계하면서 국정현안과 지역과제 등을 질문했는데 왜 이 같은 항목을 제시했는지, 도민들의 선택에 대한 결과에 대한 충분한 해석과 해설은 없었다. 여론조사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 결과 보도에만 그친 것이 아쉽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뽑은 사항들에 대해서도 좀 더 보도가 나왔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언론은 공약 검증 보도도 하고, 각계 각 층의 유권자 목소리를 전하는 등 유익한 선거보도를 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도가 후보 동정 중심의 단순한 판세전망 기사가 많았고, 아예 대선 관련 보도를 주요하게 편집하지 않는 경향도 눈에 띄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너무 형식적인 보도만 한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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