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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남자가 많아지면 집안의 평화가 살아납니다"
공유부엌 1호 -광희씨의 밥상 "안동찜닭, 그리고 반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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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2일 (월) 10:41:07 이수희 cbmedia@hanmail.net
편집자주) 충북민언련과 인권연대 숨이 함께 쓰는 경실련 시민센터 3층 공간에는 훌륭한 부엌이 있습니다. 부엌은 밥을 해 먹어야 부엌다워지겠죠?! 지난 9월19일 우리들의 부엌이 바빴습니다. 밥 좀 하는 남자 광희씨가 나섰습니다. 그날의 밥상은 너무나 풍요롭고 따뜻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날의 밥상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다시 광희씨에게 그날의 밥상에 대해, 밥하는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 한 달이나 지난 뒤늦은 인터뷰입니다. 공유부엌 1호 광희씨의 밥상 이야기입니다. 앞으로도 장식으로만 자리하던 우리들의 부엌이 앞으로도 더욱 분주해지길 바랍니다. 혼밥시대, 밥을 지어 함께 먹는 사람들도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의 부엌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 손으로 직접 밥을 지어 누군가에게 먹일 줄 아는 남자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내 손으로 밥 해먹을 줄 아는 남자는 좀 다를 것 같다. 밥 한 끼 먹이기 위한 부모의 마음, 식재료를 키워낸 농부의 정성, 그리고 이를 사고 파는 동네 시장 상인의 마음을 알기에 아무렇게나 살지 않을 듯 싶다. 나와 가족을 우리 이웃을 더 나아가 지역사회를 따듯한 기운으로 살려낼 줄 아는 밥 잘하는 남자 이광희 전 도의원의 밥상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밥은 언제부터 해 먹었나? 가족들은 좋아하나?

본격적인 밥해먹기는 대학시절 자취때 부터, 당시에도 김치 담가먹고, 무채 뚝딱 등, 요리 잘 한다는 소리는 들어서 연애에 도움이 된 점은 인정합니다. 흐흐. 신혼초 인근 시장에 장을 보러 가면 당시만 해도 남자가 장보는 일이 거의 없었던 터여서 신기하게 이것저것 물어보시는 상인들이 많았어요. 가족들이요? 맛좋은 요리를 해주는데 안 좋아할 가족이 있나요? 솔직하게는 의정생활 하는동안 거의 집 밥을 못해 줬다가 최근에 다시 하고 있는 중입니다.

Q. 그날의 밥상은 진수성찬의 집밥이었다. 특별식인 안동찜닭을 비롯해 흔히 해먹는 가지버섯볶음, 감자볶음, 달걀말이까지 한 시간 반 만에 후다닥 해내더라. 맛도 놀라웠지만 음식을 하는 모습을 보니 몸에 뱄다는 걸 알겠더라. 자신만이 가진 요리 비법이나 그날 메뉴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혹시 장도 담그시나?

안동찜닭은 그날 여성들이 많아서 선택한 메뉴였어요. 만일 남성들이 많았다면 닭볶음탕이나 아구찜, 혹은 두루치기 등으로 종목 교체 했을 것임. 내 요리들은 주로 집에서 해먹는 거 중심이라서 메인이 있으면 그에 따라 밑반찬이 달라지는 전형적인 집 밥 형식입니다. 달달한 닭요리에는 계란말이에 간장베이스의 주 메뉴일 경우 간장간과 소금 간 위주의 가지볶음이나 감자볶음을 하게 되었어요.
   
 

메인요리가 고추장 베이스였다면 고춧가루와 고추장이 들어간 밑반찬을 했을 것이에요. 평소 메인을 선택하고 나서 남는 재료로 밑반찬요리를 준비합니다. 장은 담가본적 없고 주로 얻어먹거나 가끔 사먹는 정도, 그러나 장맛에 따라 요리 맛이 달라지므로 미리 장맛을 보는 습관은 있습니다.

Q.요즘은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이 너무나 많다. 각 집마다 집밥이 사라지는 듯 하다. 광희씨가 생각하는 ‘집밥’이란?

집 밥은 가족을 떠올립니다. 요리를 하는 동안 가족의 최근 상황과 건강상태를 떠올리게 돼죠. 더구나 날씨와 음식, 매 시기별 철따라 달라지는 재료를 준비하다보면 제철 음식을 만들게 됩니다. 최근 집 밥 관련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남자들도 집 밥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반갑죠. 1인가구가 늘어나는 세상에 함께 집 밥을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 아시잖아요?

Q.주변에서도 요리솜씨가 뛰어나다는 걸 잘 알던데 집 말고 밖에서 요리할 기회가 많았나?

신혼 초부터 아내의 생일잔치에 주변사람들을 초청해 음식대접을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닭곰탕이 인기였다가 해물탕, 닭볶음탕, 안동찜닭으로 주 메뉴가 바뀌었어요. 생각해보니 닭요리가 많았네.. 그 외에 백두대간 탐사 때라든가 여행에서 음식담당을 주로 제가 했어요. 지난해 백두대간 때에는 주변에 흔한 왕고들빼기, 제비꽃잎 등으로 즉석 무침 등을 해줬는데 많이 좋아들 해주더군요.

Q. 밥하는 남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밥하는 남자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어떨까?

저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신혼여행 다녀오니 아버지께서 맏며느리 첫 상차림은 당신께서 차려주시겠다면서 근사한 한상차림을 해주셨습니다. 그런 집안에서 김밥집 아들로 많은 양의 야채 손질을 해야 했기 때문에 군대 가서도 김장 담글 때 무채는 내 담당이었거든요. 동네에서도 시장 보는 남자들이 늘어나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고요. 요즘은 아내의 도시락반찬 해주고 있는데, 함께 도시락 먹는 동료의 남편 중에 경쟁상대가 생겼어요. 경쟁의식이 생기면서 최근 요리 실력이 늘어나기도 하네요. 교육위원시절 학생들의 요리를 권하기도 했는데요. 요리를 하게 되면 맛을 그리면서 요리준비를 하게 되고 창의력 높아지는데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요리하는 남자가 많아지면 집안의 평화와 가족의 단란함이 살아 날거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하하

Q.요즘은 무슨 반찬 해먹나? 만날 뭐해 먹나가 큰 고민이질 않나.

아내가 고기를 못 먹는 사람이었어요. 당연히 요리 대부분이 야채중심 일 수 밖에 없어요. 시장 보다가 문득 눈에 띠는 재료가 그날의 반찬이에요. 9시 넘어서면 마트 야채가격이 내려가거든요. 그때.. 득템 하는 거죠.

Q. 끝으로 밥하고 싶은 남자들에게 한마디!

현시대 남자들이 요리 하나쯤은 거뜬히 해내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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