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다시 입학하는 청주대학교

하늘소리
201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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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다시 입학하는 청주대학교

나는 청주대학교에 꼭 30년 전인 1981년 3월 입학했다. 그때 등록금이 52만원이었다. 그로부터 꼭 30년이 흐른 2011년 3월 청주대학교에 다시 입학했다. 지금 등록금이 520만원이다. 30년 만에 찾아 온 학교는 꼭 10배의 비용을 요구했다. 물론 지금은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30년 전에는 학부에 입학해서 2학년을 다니고 등록금을 제때 내지 못해서 제적당했다.

곰곰 생각해보니 30년 전과 다른 점이 참 많다. 우선 주차비가 엄청나다. 한 시간에 천 원씩 몇 시간 수업을 듣고 나면 주차비로 몇 천원이 나간다. 점심 값은 어떨까? 그땐 250원 내지 300원 정도 하는 라면을 먹는 게 일반이었다. 구내식당 백반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500 내지 6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한 달 용돈을 받기보다는 매일 천 원씩 받아 온 것 같다. 주급으로 만원 내지 만 오천 원을 받는 친구들이 꽤 부럽기도 했다. 아들과 조카딸도 같은 대학에 다닌다. 이 아이들도 학원비를 제외하고 30만원 내지 50만 원 정도 쓰는 것 같다.

개강파티 한다고 2천 원 정도 걷은 것 같다. 참석 안하는 사람들은 약간 눈치가 보였지만 크게 강요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대부분 모임 회비도 한 달에 천 원 정도 한 것 같다. 지금은 총학생회비라고 등록금에 포함되어 거두고 있다. 입학하고 나면 학부에서는 학회비 명목으로 24만원을 또 거둔다. 아무리 봐도 중복과세인 것 같은데 악착같이 받아낸다고 한다. 학생들은 불신이 많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내는 분위기다. 대학원은 수업을 마치고 식사 자리라도 하려면 보통 한 끼에 1만원에서 많게는 2만 오천 원 정도 하는 음식점엘 간다.

제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보다 노동조합의 부상과 총학생회의 변질이다. 입학하고 학교 행정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해서 짜증났다. 알고 보니 교직원 노동조합의 파업 때문이라고 한다. 총학생회비와 동문회비를 냈으니 뭔가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는 안내나 요긴한 책자라도 하나 만들어 주나했더니 그것도 없다. 학생들의 불편함을 학교 측에 수시로 전달하느냐 하면 더더구나 그런 일은 없다. 축제 때 얼마나 유명한 연예인을 불러 오는가로 그들의 업적이 평가되는가 보다. 등록금 인상 투쟁이나 학생복지를 위한 투쟁, 부조리한 행정의 개선, 수업 여건의 개선,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준비 등은 기대했다간 바보 소리 듣기 마침 맞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여학생들의 차림새는 화사하다. 남학생들은 아무리 명품이나 유명 브랜드를 걸쳐도 촌스럽다. 도서관이나 스터디그룹 학생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열심이다. 치료소에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묘한 교수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노교수의 진정어린 충고와 깊은 철학은 여전히 감동적이다. 좀 더 심해진 부조리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희망적인 공간이다. 공부하며 학우들과 느끼는 우애는 부부의 애정만큼이나 진심이다. 밤을 새워 논문을 읽고 평가하고, 훌륭한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습 속에서 인생에서 가장 깊은 행복을 느낀다. 돈이 없어 이 행복을 알지 못하는 젊은이가 없는 나라, 그런 나라를 꿈꾸면 아직도 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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