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위해 살까? 살기 위해 먹을까?

하늘소리
2009-10-28
조회수 6605
먹기 위해 살까? 살기 위해 먹을까?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한 달에 한 두 권 정도는 읽으려고 의도적으로 애쓴다. 무슨 책을 읽을까 정하는 게 참 중요하다. 신문서평을 보고 많이 고르는 편이다. 여러 위원회에 참석한 후 식사하는 자리에서 얻어 들은 이야기도 도움이 된다. 또 하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앞에 읽은 책에서 인용한 책을 찾아 읽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합리적인 책 선정 방법을 동원해도 늘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일전에 미식견문록이란 책을 제목만 보고 적어 두었다가 다른 책을 주문할 때 함께 주문했다. 생각보다 책값이 아깝다. 책값이 아까워 그 중 몇 부분이라도 골라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책값을 건져보려고 애쓴다. 그 책에 나온 이야기 중에서 골라 보았다.

어느 레스토랑에서 세 쌍의 부부가 한 식탁에 앉았다.

미국인 남편이 아내에게 “Give me the honey, my Honey!'하고 말했다.
그러자 영국인 남편이 아내에게 “Give me the sugar, my Sugar!'하고 말했다.
일본인 남편도 아내를 향해 “Give me the ham, .... my Little Pig!' 하고 말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 안티스테네스가 스승에게 하필이면 크산티페와 같은 여자와 결혼하셨는지 물었다.

“내가 관찰해 본 결과 승마의 고수가 되려면 온순하고 말 잘 듣는 말보다는 성급하고 길들이기 힘든 말을 고른다네. 난폭한 말을 다스릴 줄 안다면 다른 말은 쉽게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지. 나도 그래서 크산티페와 결혼했다네. 그 사람과 잘 지낸다면 누구와 사귄다 해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네.”

예쁜 아가씨에게 반한 쩨쩨한 총각이 수전노인 아가씨의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 잔머리를 굴려 아부성 발언을 한다.

“손님에게 너무 후하게 베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어째 그러냐는 물음에 대해 “어느 현자께서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먹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했다.(몰리에르의 희곡 수전노 3막 5장에 나오는 대사)

음식은 좋은 재료와 훌륭한 요리솜씨와 정성이 깃들여 있어야 제대로 맛을 낸다. 부부가 살다보면 사이가 냉랭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땐 함께 식사를 해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는다는 생각을 한다. 천사의 허리띠를 두르기 시작한 아내를 보며 소크라테스의 아내 이야기를 우습지만 되새겨 보자. 서양 남편들의 불쌍한 모습도 생각해 보자. 표독스럽고 뚱뚱하고 게으른 아내는 평범한 여자이고 내가 좀 독특한 남자라고 생각하자.

참 팍팍하고 절망적인 정부 아래서 참고 살아가는 방법이나 절대적인 권력으로 포악해져가는 중년 아내의 치하에서 숨죽이며 살아가는 남자들의 생존방식이나 참 비슷하다. 개콘의 남성인권위원회 구호라도 외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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