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경에게 쓰는 편지

하늘소리
200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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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경은 통일을 염원하고 실천하려는 청년들의 모임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이다. 내가 감사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의 실무직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어느날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를 받고 구속되었다. 지금 재판 중이다. 1심 선고를 목전에 두고 있다. 두어 차례 접견을 했지만 경찰서와 교도소에서 하는 접견인지라 춥지는 않냐? 배고프지는 않냐? 불편한 것은 없냐? 뭐가 필요하냐? 어떻게든 건강을 잘 유지해라. 이런 상투적인 말만 나누었을 뿐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편지를 썼다.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편지를 쓰면 출력해서 전해 준다. 역시 교도소 안으로 보내는 편지는 상투적이거나 마음 속에 절절한 이야기는 전하지 못하는가 보다. 그냥 8월달 평화통일주간 행사를 진행하면서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는데 한장을 다 쓰고 말았다. 편지는 한장을 넘을 수 없다.

그간 편지 한 장 못 보냈습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일해 온 분들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입니다. 말만 앞섰지 실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하는 저는 부끄러움 뿐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얼마 전에 다롄, 단동, 통화, 백두산을 다녀왔습니다. 그 기간 중에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들었습니다. 운무에 가린 천지를 보며 기도했습니다.

김대통령의 뜻과 우리의 노력들이 하늘에 닿아 막혔던 길들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금강대협곡을 보았습니다. 중국에서는 장백산대협곡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랜드 캐년보다 훨씬 아름답고 장엄하다고 모두 입을 모았습니다. 그곳을 중국사람들이 관리하니 마음이 무척 착잡했습니다.

광개토대왕비와 장수왕릉을 보았습니다. 졸본성과 국내성을 볼 때 우리의 꿈과 이상이 요동쳤으나 과연 통일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조상들의 고토회복은 가능할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단동에서는 끊어진 철길과 유람선을 탔습니다. 좌로는 신의주 우로는 단동인데 건물의 층고는 하늘과 땅이었습니다. 단동은 마치 서울의 고층빌딩숲을 연상시켰습니다. 신의주는 허름한 단층건물과 가끔 현대라고 적힌 컨테이너가 보였습니다.

건물사이사이, 배안에 우리 동포들이 보입니다. 초소에 병사들도 보이구요. 정신없이 사진을 담았습니다. 그 사진을 보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저녁에 숙소에서 나와 다시 압록강가로 갔습니다. 맥주 몇병을 사서 마셨습니다. 굶주리는 동포에게 국수한그릇 보내주는 일이 왜 그리 어려운지...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한교회들이 공동으로 기도하는 주일이 8월 둘째 주입니다. 우리는 충북의 기독교지도자들과 성공회청주수동성당에서 국악으로 올리는 평화통일기원예배를 올렸습니다. 성당 통로에까지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

통일을 향한 찬송을 우리 가락으로 드리는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에 민경씨도 아름다운 예배에 참석했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우리 하나님은 그분의 뜻 가운데 이 민족을 하나로 다시 이어주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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