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배우기 6탄 -워낭소리

구미영
2009-03-18
조회수 6219
그동안의 사색과 바쁜 일정을 뛰어넘어
새로이 한 주를 열었습니다.
잘지내고 계시지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저의 사무실에서 있는
세미나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점점 재미있어지고 저도 열심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픈 컨설팅의 기적에 깊은 감사를 올립니다.

점점 자주
멋진 이름 세계미인으로
행복하게 만들어나가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대의 나날에도 늘 서광비치는 행복이
가득하시길 축복합니다.

고맙습니다.
청주 리딩앤롤링에서
세계미인 구미영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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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배우기 6탄- 영화 ‘워낭소리’를 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또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그들은 무엇을 위해 견딘걸까?

이 영화는 왜 소와 아버지에게만 바쳐졌을까?


1982년까지 나도 고향에서 소죽 쑤고 밥해먹으며 중학교를 다녔다. 그러다 도회지라고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그때 느꼈던 것이 ‘세상은 참 다르다’는 것이었다. 매일 시골에서 농사일로 정신이 없는 사람들만 보다가 깔끔하고 정돈된 도시인들을 보는 것이 나에겐 충격이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린다. 입담배 진으로 검게 물들고 논밭 흙으로 째지고 갈라진 거칠고 억셌던 손발, 말라 비틀어질듯 가늘고 마른 몸, 늘 술로 기운을 만들어 사시던 나날, 재미날 것 하나 없다는 무표정에 어쩌다 역정이 날 때면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던 그 난폭함과 짜증, 그것이 내 십대 때 아버지의 모습이다.

“여자도 배워야 한다.”고 청주로 고등학교를 보내주고 대학 등록금을 빚내어 마련해 주셨던 기억이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지 않다면 글쎄 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했을까?

아버지, 나의 아버지와 지금 대한민국의 아버지를 나는 영화 ‘워낭소리’를 통해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산 불쌍하고 힘없고 약하고 무능한 어머니를 보았다.

지루하고 무식하고 편집도 엉망이고 의식도 없는 형편없는, 거기다 영화형식을 흉내 내고 섞어서 짜 맞춘 엉터리 가짜 다큐멘터리를 78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분노’ 때문이었다. 내 속에서 꿈틀대는 어리석은 그 농부에 대한 분노와 내 속에 용서하지 못하고 가둬 둔 묵은 어린 시절의 감정들과 현실에서 낭비한 시간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생활태도들에 대한 각성과 나와 같은 많은 여성들의 아픔 때문이다.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내 속에 들끓는 분노를 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묵묵히 한 길을 가는 외골수인 농부가, 아니 무뚝뚝하고 힘센 아버지가 장점이 된다면 그것이 고스란히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현실이 너무 다른데 그것을 무시하고 절대로 자신만을 고집하는 그 고집불통 농부에게서 난 철저한 이기심을 배운다. 그리고 일탈을 꿈꾸고 변화와 변신과 도전과 낭만을 계획한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들은 그렇지 않았다. 철저하게 순응하고 철저하게 일꾼으로 그 이하로 금수만도 못한 대접을 받으면서 똑같이 일을 하고,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아이를 키우고, 밤이면 욕지거리를 들어가며 몸에서 버리는 쓰레기를 치웠다. 그렇게 한평생을 자식보고 살았다며 칠순 팔순까지 영광은 다 자식들에게 준다.

세상에 몇몇 위대한 아버지와 세상에 많은 위대한 어머니에게 이런 나의 분노는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던 분노가 현대사회의 가정에 수없이 많이 도사리고 있고 상담과 컨설팅을 하면서 부딪치는 대부분의 문제가 부부간의 갈등이 제1원인이 된다. 부부의 갈등이 곧 자녀의 갈등이 된다. 그래서 다들 아프다. ‘워낭소리가 아니라 원한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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