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생유통

하늘소리
201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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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상생유통

법에도 계급이 있다. 헌법을 정점으로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이 그 아래에 있고, 그 법률의 시행에 필요한 사항이나 법률에서 위임한 사항을 정한 대통령령과 규칙들이 있다. 그 아래로 지방자치단체에서 법령의 범위 안에서 정하는 조례가 위계질서를 가지고 시행되고 있다. 법률 중에 유통산업발전법이 있다. 유통산업의 효율적인 진흥과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하고, 건전한 상거래질서를 세움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유통구조의 선진화 및 유통기능의 효율화 촉진을 비롯하여
유통산업의 지역별 종류별 균형발전을 도모하여야 한다. 또한 중소유통기업의 구조개선 및 경쟁력 강화와 건전한 상거래질서 확립, 공정한 경쟁여건의 조성에도 노력하도록 법률은 규정하고 있다.

이 법 제8조는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이나 변경에는 시장 군수 등에게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전통상업보존지구 등 일정한 경우에는 제한 및 조건을 조례로 정할 수 있게 하였다. 최근 여러 자치단체와 대규모점포 사이에 의무휴업 등을 규정한 조례를 둘러싸고 법적인 분쟁이 잦다. 우리 지역에서도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행되었다 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의무휴업일 영업이 재개되기도 하였다.

왜 이런 혼란이 발생했는지 살펴보자. 전국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제정 시행하였으나 조례 제정 및 개정절차에서 대형마트측에 사전 통보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행정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인하여 법원에서 의무휴업 집행정지가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소지를 없애기 위해 조례에 대한 표준지침을 만들기도 하였다. 앞으로 이 표준안에 따라 조례가 시행될 경우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근본 취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절차상의 위법문제가 해소되어 의무휴업은 머지않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청주시의회 육미선의원은 청주시내 대형마트 앞에서 의무휴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였다. 유통산업발전법의 취지가 아니라도 지역경제의 위기 앞에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할 시급한 상황이다. 먼저 냉정한 현실인식이 필요하다. 대형마트가 재래시장이나 동네 마트에 비해 주차편리성과 다양한 상품구성 등 현대인의 생활기호에 들어맞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전통시장과 동네마트가 살아남아야 교통약자와 전통방식에 익숙한 계층의 생활에 꼭 필요하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 그밖에도 실업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 면에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동네마트가 상생하는 길은 의무휴업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등의 구조적 혁신에도 달려 있다. 청주시내 동네마트가 연합체 형식으로 매장을 표준화하고 단가를 낮추고 서비스를 혁신하고 주차공간을 확보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자치단체는 이에 협력하여야 한다. 전통시장도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통업 당사자의 노력만으로 대형마트와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 되는 전통시장 등이 살아남는다고 할 수 없다. 중요한 또 하나는 시민들의 정서적 유대감이다. 일본의 중소도시에 가면 대형매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시민들의 정서적 유대감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의무휴업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형마트 불매운동을 벌이고, 재래시장이나 동네마트를 1주일에 한번 이상 이용하는 운동을 펼쳐보자. 시민들의 삶이 안정되어야 대형마트의 매출도 안정된다. 그래서 폭염 속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청주시의회 육미선의원은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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