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맺기

하늘소리
2011-12-31
조회수 6113
삼촌맺기

지난 연말에 신문을 보면서 가장 참담했던 것은 중학생 자살사건이었다. 늦게 둔 작은 아들과 동갑내기여서 더욱 그렇다.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위원으로 일하기에 더욱 그랬다. 우리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중학생들 중에도 그런 일을 당하거나 저지르는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가슴이 조여오기도 한다.

아이들과 무심천으로 운동을 하러가면서 승합차 안에서 물어보았다. “혹시 돈을 빼앗겨 본 일이 있니?” 한 둘을 제외하고는 거의 그렇다고 대답한다. 피시방을 가본 일이 있느냐고 물으니 거의 다 가봤다고 한다. 피시방을 이용하는 이유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란다. 피시방을 가본 아이들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스스로 알고 있다. 옷에 담배 냄새가 배어서 온단다. 폐인이라고 불리는 형들을 보면서 자신들도 실패를 학습하며 희망 같은 것은 생각해 본 일이 없다고 한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일부 교사들이나 부모들의 부주의나 과실을 탓하고 있을까? 땜질식처방 두어 가지 내 놓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을 또 반복해야 할까?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대책이 효과적인지 정말 몰라서 안하는 것일까? 아마 입증의 곤란 때문에 자신 있게 말을 못해서 그렇지 사람들은 다 안다. 대책을 세워야 하는 정책 담당자들의 자식들이 대개 가해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불법과 부당을 통해서 권력을 잡고 경제권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것을...... 상식은 입증할 필요가 없는 단계다. 유전무죄란 단어가 일반화된 것처럼 굳이 입증할 필요가 없는 단계가 되어버렸다.

비즈니스 센터 기능을 제외한 게임용 피시방 출입을 만24세까지 금지시켜라. 유해한 컴퓨터 게임을 만드는 것부터 차단하라. 학교 안에 사회복지사나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라. 학원이나 과외수업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하라. 쓰다보면 요구사항이 끝도 없겠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 정책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시민들 스스로 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일전 사회적기업가 교육 말미에 한 이야기인데 삼촌맺기를 제안해 본다. 가정, 유치원, 학교 모두 여성들로부터 배우게 되는 불쌍한 남자아이들이 핵가족 제도 아래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으로부터 남자 역할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학교 안의 가해자 집단이나 피해자 집단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삼촌을 맺어주는 것이다. 사회적모임 형태도 좋고 발전해서 사회적기업 형태도 좋겠다.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 창출로도 손색없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잘 훈련된 분들이 사회적 기금을 받아 학교에 안가고 피시방을 전전하는 아이들을 데려다 가르치고 상담하고 진정한 남자가 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왕따가 된 학생들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학교방문도 해주고 당당한 남자의 역할을 배우게 해주는 것이다.

새로 열리는 임진년 하늘 아래서는 아이들 행복한 웃음소리가 가득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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