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윤건영 교육감은 언론 통제 중단하라


윤건영 교육감은 언론 통제 중단하라

훼손된 건 교육청 이미지가 아니라 교육감 자신의 명예이다

 

 

교사들이 죽어가고 있다. 서울, 대전에 이어 청주에서도 교사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으면서 교직 사회의 침울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교육지원청의 체육대회가 강행되었고 이 자리에서 윤건영 교육감의 이해하기 힘든 발언이 있었다. 충북인뉴스는 9월 12일 “(윤건영 교육감이 지난 9일 열린 음성교육지원청 한마음체육대회에서) 최근 연달아 이어지는 교사들의 극단선택을 ‘호상’이라고 표현해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충북교육청은 자료를 내 해당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실과 다른 명백한 허위 보도로 교육청의 이미지와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돼 신속히 법적 대응할 계획”이라며 윤 교육감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그러나 기사 내용에 왜곡은 없었다. 이후 실제 교육청 관계자가 해당 기사를 쓴 취재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미 교육청에서 해당 보도를 ‘허위보도’로 명명하며 해명 자료를 내놓고도 기자를 고발 조치한 것은 명백히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려 통제하기 위함이다. 지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교육감 행보에 의문점을 취재·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다. 언론의 고유한 역할조차 형사 고발로 틀어막으려는 윤건영 교육감의 구시대적 언론관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교육감의 언론 통제 사태에 기시감이 든다. 앞서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자신에 대한 기사를 쓴 충북인뉴스와 MBC충북에 형사 고발과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로 으름장을 놓고 실제 충북인뉴스를 고발했다. 이 같은 고발전에서 당사자들을 대신해 공무원이 형사 고발의 주체가 되고 있다. 자신의 향한 비판과 의혹 제기를 덮기 위해 공무원 인력과 소중한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다.

 

윤건영 교육감의 ‘호상’ 실언으로 훼손된 건 교육청의 이미지와 명예가 아니다. 교육감의 인식 수준이 드러났을 뿐이다. 윤건영 교육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실언에 대한 반성, 상처받은 교사들에 대한 사과, 학교의 민주적 운영에 대한 고민이다. 윤건영 교육감은 언론의 당연한 비판에 명예훼손 소송으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언에 더 신경 쓰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다.

 

 

2023년 10월 13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