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이만큼 버텼는데 앞으로 더 못 버티겠어?” - 임명수 회원

충북민언련 사무국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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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민언련 20주년 특집 인터뷰 시리즈 <당신의 지지로 20년의 길을 내다> 첫번째 회원으로 임명수 님을 만났습니다. 임명수 회원님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대표로서 충북민언련의 역사를 함께 해 온 분인데요. 단체가 어렵고 힘들 때에도 언제나 한결같이 활동가들을 지켜주고 계신 고마운 분입니다. 임명수 회원님을 만나 충북민언련의 지난 20년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열혈 독자에서 충북민언련 대표로

 

초등학교에 교사로 재직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언제부터 언론 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처음에는 조선일보를 보다가 동아일보가 정권 탄압을 받으면서 응원 차원에서 동아일보를 계속 봤어요. 동아일보 신문에 백지 광고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 때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돈 내서 광고를 냈거든요. 그러다가 한겨레 신문이 만들어져서 초기부터 독자 주주를 했고 한겨레 가족 모임도 하게 됐어요. 지역별로 주주들 중심으로 산악회를 만들고 백두산 다녀오고 하다가 가족 모임이 생긴 거예요. 한 달에 한 번씩 모였는데 처음에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어요.

 

일반 독자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고 하는 게 대단하다 싶어요. 교직에 계시면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게 좀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럴 줄은 나도 몰랐죠. 그냥 한 거지, 그냥. 보수적인 충북 땅에서 한겨레 보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는 마당에 더군다나 회장을 맡으면서, 아이고 힘들었어요. 그때 전두환, 노태우 때인데 한겨레 가족 모임 회장이면 ‘이 새끼…’하면서 노릴 때지. 그때 중앙정보부였나 안기부였나 거기 사람들이 우리 학교 이사장한테 전화해서 임명수가 누구냐고 묻고 그랬어요. 그러고서는 한 달에 한 번씩 학교까지 정보과 형사가 와서 동태 파악을 했어요. 한겨레 가족 모임 하는 것 때문에 직장까지 와가지고 그러는 거야. 그게 김영삼 대통령 때까지 와서 DJ가 대통령 딱 되니까 안 왔죠.

 

한겨레는 참 복이 많은 거 같아요. 이런 독자 분들이 지금까지 계시고. 한겨레 지금 마음에 드세요?

 

(마음에) 안 들 건 들 건 봐야지요. 그냥 응원하는 심정으로 보는 거예요. 어쩔 수 없어, 창간 주주들은 봐야 돼(웃음). 마음에 안 드는 것도 많지.

한겨레 가족 모임이 작년에 삼십 주년 됐어요. 처음보다 사람들이 많이 줄었지. 그런데 나는 삼십 년을 하는 자체가 되게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모임원들도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정치적 성향이 다 달라요. 그런데 나는 그래도 이렇게 계속 (모임에) 올 수 있다는 게 기적이다, 그래요. 어디든 모임에서 다 이렇게 위기와 부침은 있기 마련이야. 그런 가운데서도 꾸준하게 가는 거, 진짜 그게 기적 아니여?

 

주변 분들은 소위 유튜브 보수 채널이나 보수 언론 많이 보시나요?

 

보지도 않아요, 듣기만 하지. 노인들은 스마트폰 잘 못 보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보는 사람들은 그것만 보지. 그리고 TV조선을 참 많이 봐요. 아이고 시장에 가봐도 가게 방에 다 TV조선이야. 요즘 지칠만 하면 트로트를 틀어주고 또 시사 토크를 하다가 또 지칠만 하면 트로트가 나오고. 옛날에는 트로트가 그렇게 유행하지 않았잖아요. 근데 지금은 노래교실 가도 트로트만 해요.



2013년 2월 충북민언련 10차 정기총회 날 임명수 당시 공동대표가 회원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원래 한겨레 가족 모임만 하시다가 저희가 엄청 부탁을 해서 충북민언련 대표까지 맡아주시고. 사실 처음에 되게 부담스러워하셨잖아요.

 

나는 그런 어려운 일을 한 경험이 없어서요. 원래 시민단체의 일이 진짜 힘들잖아요. 정부에서 보전해주는 것도 없지. 시민들한테 뭔가 도움이 되려고 여러 노력을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안 될 때도 많고. 시민 운동하시는 분들 진짜 힘들어요. 20년 버틴 것도 자기의 신념과 정신이 없으면 안 돼요. 대단한 사람들이지. 그러니까 힘을 줘야죠. 내가 능력껏 한 번 도움을 줄 수 있으면 해보자, 그런 거였어요. 나는 명예고 권력이고 다 필요 없는 사람이여. 이만큼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욕심 부릴 것도 없고.

 

언제나 잘한다, 잘한다 항상 따뜻하게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실무자로서 대표님의 존재 자체가 큰 힘이 됐죠. 무조건 잘했다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근데 참 잘 하지 못했던 순간에도 무조건 잘 했다고 해주셨던 게 되게 힘이 많이 됐어요. 진짜 우리 지역사회에 이런 어른이 있다고 주변 단체에도 자랑을 많이 했었어요. (이수희)

 

 

“변치 않고 버티는 활동가들 그저 고마워”

 

언론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언론이 국민 수준을 높이기도 하고 낮추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바른 언론이 돼야 돼요. 올바른 판단과 가치가 있지 않으면 국민들을 우롱하고 바보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언론은 진짜 올바른 정론이 돼야 돼요. 언론이 물론 재원이 없으면 안 되겠지만 돈에 물 들어가지고 보도하면 안 돼요. 편파적인 보도를 한다든가, 안 해야 하는 거 하고 해야 되는데 안 하고 그러는 거 문제예요. 언론은 항상 사회 비판을 해야 되는 건데 그렇지 않으면 언론이 있을 필요가 없어요. 재벌에 속한 언론이 되면 안 돼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래도 빛나는 건 언론이거든요. 언론이 정말 참 진실을 보도해야 해요.


시민단체가 여러모로 다들 많이 어렵거든요. 신뢰받지 못하는 집단에 국회, 언론, 시민단체가 들어가잖아요. 가장 신뢰받아야 될 집단들이 오히려 신뢰도에서 평균 이하 점수를 받고 있어요.

 

그렇지 뭐 언론이 엉망이야. 지금 언론이 전보다 더 한 쪽으로 기울어져가지고 너는 안 되고 나는 되고 그래요. 나는 이렇게 우리가 하는 한겨레 가족 모임이 그 당시에 항상 핍박 받고 그럴 때 생긴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때도 우리들이 꿋꿋이 억압을 당하면서도 우리 나름대로 이렇게 버텨온 거 보면 앞으로도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아.

 

7월 4일 임명수 전 대표(오)와 이수희 대표(왼)가 충북민언련 사무국이 있는 우리문고 건물 2층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충북민언련도 벌써 20년이에요.

 

그 동안에 참 활동가들이 고생 무지하게 했고 그만큼 끌어왔다는 게 기적이고 잘한 거야. 시민운동이라는 게 누가 지원 해주는 것도 아닌데 어려운 일을 꿈꾸고 타개 하는 분들이 훌륭한 거예요. 하여튼 나는 고마울 뿐이지 뭐. 그렇게들 열심히 하니까 그게 고마운 거야. 이런 운동을 했을 때 잘하고 못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이렇게 활동가들이 변치 않고 운동한다는 거 자체가 진짜 어려운 거거든. 그런 사람들하고 같이 생각을 공유하고 그런게 내 마음이지 다른 거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면 좋을까요?

 

지금까지 한 대로 하면 돼요. 어떻게 활동해야 할 지 다음 계획이 있겠지만 이대로 그냥 하는 거야. 하여튼 꾸준하기만 하면 돼. 이제까지 잘했기 때문에 20년이나 세월이 온 거야. 충북민언련 안에서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힘을 합쳐왔기 때문에 20년 이렇게 버틴 거예요. 혼자서는 안 되니까 여러 사람들이 도와서 함께 왔고 함께 갈 수 있는 거. 나는 그래요, 이만큼 버텼는데 앞으로 더 못 버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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