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②] 땡윤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 - 선지현 충북민언련 운영위원

충북민언련 사무국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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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윤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장악을 지휘했던 이동관 씨가 돌아왔다. 이동관 씨는 출근길 인터뷰에서 “언론의 자유는 보장한다. 다만 공산당 기관지는 언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위 종북과 같은 낡은 이념 논리를 앞세워 언론을 손보겠다는 노골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언론도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며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의 역할을 부정했다. 이쯤 되면 ‘땡윤 뉴스’를 볼 날도 멀지 않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윤석열 정부가 이념 전쟁에 나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벗어나는 모든 주장과 논리를 용납할 수 없다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상징과 같은 홍범도의 동상을 철거하려고 한다. 사회 곳곳에 공산주의 세력이 잠입해 있다며 정부와 다른 견해를 가진 모든 세력과 전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결기를 드러냈다. 심지어 국정원은 ‘북한이 국내 반정부세력에 오염수 반대 활동을 지령’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반대 여론을 색깔론으로 덮어버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보수언론은 앞다퉈 이를 보도하며 정부의 이념 전쟁에 불을 지르고 있다. 핵발전소와 핵폐기물이 사람을 죽이고, 바다와 산을 죽이고,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고 있는데도 진실은 정부의 이념 공세에 은폐되고 있다.

 

정부가 이념 공세를 펼치는 동안 민생은 추락하고 있다. 치솟은 물가로 국민의 허리가 휘는데 가계 소득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곳곳에서 이대로는 살 수 없다고 아우성치는데 정부는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정부에게 언론과 방송이 장악된다면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민생에 미래가 있을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은 상식이다. 그런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 재벌 대기업들은 경제신문사를 설립해 자본의 논리를 설파하고, 자본이 장악한 종편 채널이 즐비하다. 자본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을 찾는 게 더 어려운 한국 사회다. 이제 정부까지 나서서 다른 의견을 가진 세력과 시민에게 재갈을 채우고 언론을 국정홍보의 도구로 삼으려 한다. 민주주의가 끝도 없이 퇴행할 위기다. 이에 맞설 힘은 어디에서 모을 수 있을까?

 

수십 년간 반복돼온 국가권력의 언론장악 시도에 맞서 싸웠던 언론노동자들은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고 있다. 이제 “공영방송은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라는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뉴스 확산은 물론 국론을 분열시켜 왔다”며 언론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는 방통위원장과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연대가 절실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자본과 권력에 의해 작동되는 언론 시스템을 넘어 시민의 눈과 귀가 되는 언론의 재구성이다. 지역에서 지역 주민들의 삶과 호흡하며 민주주의의 뿌리를 굳건하게 내릴 풀뿌리 언론이다. 여기에 제도 언론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나서는 다양한 미디어도 필요하다. 이 힘을 모아야 언론을 장악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세력에 맞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언론 운동이 필요하다. 권력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키는 일, 시민의 눈으로 언론을 감시하는 일, 차별과 혐오의 언어가 재생산되지 않도록 차별과 배제 속에서 몫을 잃어버린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일, 시민의 곁에서 지역 언론이 커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 시민이 참여하고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미디어 교육을 활성화하는 일 등 언론 운동은 할 일이 너무 많다. 특히 매서운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윤석열 정부 시기에 언론 운동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있어 소금과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충북민언련이 소중한 이유다. 충북민언련의 분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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