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삶’을 말하는 지역 언론이 필요하다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하는 일이 있다. 포털 검색창을 열고 ‘충북’, ‘충북 여성’, ‘충북 인권’, ‘충북 노동’, ‘충북 기후’라는 검색어를 넣어본다. 지역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복사_붙여넣기 한 듯 똑같은 보도자료 기사들 속에서 지역 현안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이 적게 드는 일은 아니다. 대부분 기사는 도지사와 시장의 말 한마디, 지역 유지단체의 활동 하나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 어떤 일이 있는지 지역 뉴스나 기사를 본다고 알 수 없다. 지역의 대부분 언론사가 자본과 권력에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정도가 심하다. 뉴스 클리핑을 할 때마다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올해 초중반 무렵부턴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강박적으로 언론에 집착했었다. 일하면서 시사 라디오를 꼬박꼬박 들었다.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찾아보고, 유튜브까지 찾아 들었다. 그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언론을 보고 싶지 않았다. 단식일수, 시간 단위로 이재명이 누워있는지 앉아있는지까지 보도하는 언론을 보면서 내가 쫓아가려고 했던 언론은 무엇일까. 허망했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기가 찼다. 언론에는 우리가 없었다. 우리의 삶, 투쟁과 요구는 포털에서 검색하고 찾아야 보일 뿐이었다.
얼마 전 충북민언련 20주년 기념사업으로 ‘지역언론의 새 판을 만들다 - 좋은 콘텐츠 · 혁신 사례 공유 포럼’이 진행됐다. 옥천신문 황민호 대표는 포럼이 열리기 전날(9.25)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저상버스 도입을 요구하며 옥천군청을 점거하고 농성을 진행했지만, 포털에 옥천을 검색하면 ‘서화천에 발견된 포탄’ 뉴스뿐이었지 아무것도 보도되지 않았다며 지역언론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성토했다. 이렇게 보도되지 못한 것들이 수없이 많지만, 발로 뛰는 보도가 없다면 그저 흘러가 버릴 뿐이다. 우리의 삶과 연결된 중요한 사건들이지만.
이런 척박한 환경이지만 대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자본과 권력에 굴하지 않는 지역 언론사들이 있고, 기자들이 있다. 충북민언련 20주년 기념포럼에서는 탐사 보도로 언론에서 주류로 다루지 않는 주체들의 이슈에 집중하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밀접하게 보도했던 지역 기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기자와 언론사가 많아져서 포럼이 매년 진행되면 좋겠다.
시민단체로서 충북민언련의 활동들도 있다. 꾸준히 나오고 있는 지역언론 모니터링과 매일 뉴스를 모니터링해서 지역 이슈를 톺아주는 TRAP은 지역뉴스를 찾아보기 난망한 나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
지워진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던 도전도 있었다. <다른시선>과 <떼다>는 충북민언련이 직접 독립 매체로서 시민들의 언론을 만들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아 널리 퍼트렸다. <다른시선>과 <떼다>를 지역사회에서 만난 우리는 이제 알아버렸다. 우리를 대변하는 언론이란 얼마나 짜릿하고 멋진 일인지.
지역언론의 변화를 기대하며 충북민언련은 지난 20년간 달려왔다.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미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멈추지 않았던 이 꾸준함과 새로운 도전이 변화를 꼭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 그 포부가 ‘언론운동의 판을 뒤집다’로 표현된 것 아닐까? 뒤집힌 그 판은 ‘나의 목소리가 실릴 수 있는. 우리의 삶을 말해주는’ 언론이 만연한 지역언론판이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을 말하는 지역 언론이 필요하다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하는 일이 있다. 포털 검색창을 열고 ‘충북’, ‘충북 여성’, ‘충북 인권’, ‘충북 노동’, ‘충북 기후’라는 검색어를 넣어본다. 지역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복사_붙여넣기 한 듯 똑같은 보도자료 기사들 속에서 지역 현안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이 적게 드는 일은 아니다. 대부분 기사는 도지사와 시장의 말 한마디, 지역 유지단체의 활동 하나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 어떤 일이 있는지 지역 뉴스나 기사를 본다고 알 수 없다. 지역의 대부분 언론사가 자본과 권력에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정도가 심하다. 뉴스 클리핑을 할 때마다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올해 초중반 무렵부턴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강박적으로 언론에 집착했었다. 일하면서 시사 라디오를 꼬박꼬박 들었다.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찾아보고, 유튜브까지 찾아 들었다. 그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언론을 보고 싶지 않았다. 단식일수, 시간 단위로 이재명이 누워있는지 앉아있는지까지 보도하는 언론을 보면서 내가 쫓아가려고 했던 언론은 무엇일까. 허망했다. 아는 사실이었지만 기가 찼다. 언론에는 우리가 없었다. 우리의 삶, 투쟁과 요구는 포털에서 검색하고 찾아야 보일 뿐이었다.
얼마 전 충북민언련 20주년 기념사업으로 ‘지역언론의 새 판을 만들다 - 좋은 콘텐츠 · 혁신 사례 공유 포럼’이 진행됐다. 옥천신문 황민호 대표는 포럼이 열리기 전날(9.25)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저상버스 도입을 요구하며 옥천군청을 점거하고 농성을 진행했지만, 포털에 옥천을 검색하면 ‘서화천에 발견된 포탄’ 뉴스뿐이었지 아무것도 보도되지 않았다며 지역언론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성토했다. 이렇게 보도되지 못한 것들이 수없이 많지만, 발로 뛰는 보도가 없다면 그저 흘러가 버릴 뿐이다. 우리의 삶과 연결된 중요한 사건들이지만.
이런 척박한 환경이지만 대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자본과 권력에 굴하지 않는 지역 언론사들이 있고, 기자들이 있다. 충북민언련 20주년 기념포럼에서는 탐사 보도로 언론에서 주류로 다루지 않는 주체들의 이슈에 집중하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밀접하게 보도했던 지역 기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기자와 언론사가 많아져서 포럼이 매년 진행되면 좋겠다.
시민단체로서 충북민언련의 활동들도 있다. 꾸준히 나오고 있는 지역언론 모니터링과 매일 뉴스를 모니터링해서 지역 이슈를 톺아주는 TRAP은 지역뉴스를 찾아보기 난망한 나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
지워진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던 도전도 있었다. <다른시선>과 <떼다>는 충북민언련이 직접 독립 매체로서 시민들의 언론을 만들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아 널리 퍼트렸다. <다른시선>과 <떼다>를 지역사회에서 만난 우리는 이제 알아버렸다. 우리를 대변하는 언론이란 얼마나 짜릿하고 멋진 일인지.
지역언론의 변화를 기대하며 충북민언련은 지난 20년간 달려왔다.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미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멈추지 않았던 이 꾸준함과 새로운 도전이 변화를 꼭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 그 포부가 ‘언론운동의 판을 뒤집다’로 표현된 것 아닐까? 뒤집힌 그 판은 ‘나의 목소리가 실릴 수 있는. 우리의 삶을 말해주는’ 언론이 만연한 지역언론판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