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을 찾아서

연규민
201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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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 운동을 하겠다고 2010년 겨울 공부방 2층 도서관을 아예 시청에 문고(작은도서관)로 등록을 해버렸다. 등록을 한다는 것은 사적인 공간을 공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처음엔 나와 내 주변의 몇 사람이 비용을 부담해서 운영하지만 좀 더 시일이 흐르면 시의 보조금이나 시민들과 기업의 후원으로 운영될 것이다.

그간 장서도 3천 5백권 정도 되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몇 차례 해서 깔끔하게 꾸며 놓았다. 독서토론 모임도 두 개가 운영된다. 지역아동센터에서 독서, 미술 수업, 영어수업 공간으로 이용한다. 명사초청특강, 작가와 만남 같은 행사가 자주 열린다. 글쓰기 강좌도 진행된다. 최근에는 찾아가는 문화활동으로 어르신 민요교실도 운영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행사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다. '예향을 찾아서'란 큰 주제 아래 문학기행 프로그램인 '문향가는 길'과 동시학교인 '감자꽃 피는 길', 판소리교실인 '서편제 가는 길'을 운영한다. 현재 문학기행을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문학작품의 배경이 된 작가의 고향이나 집필지, 문학관 등을 찿아 순례여행을 한다. 정송강사, 필경사, 도산서원, 권정생선생 사시던 집, 다산초당, 영랑생가, 이육사문학관, 하회마을, 병산서원을 다녀왔다. 소쇄원과 오죽헌, 이효석 문학관, 혼불문학관도 예정되어 있다. 토요일이 무척 바쁘다.

큰 아이를 키우며 돌아보았던 곳을 이제는 해설과 더불어 다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 가꿔가야 할 곳이 많다. 문학의 고향도 잘 만들어 명소가 되게하면 좋겠다. 우리 지역에선 김수현이란 드라마작가의 문학관 이야기만 무성하다 사라졌다. 그 외에도 찾아보면 꽤 많은 문학가가 있을 것이다. 봉산리 옹기가마도 그렇다. 그 좋은 소재도 왜 멋지게 살리지 못하는지? 청주농악도 어디가면 듣고 볼 수 있는지 상설공연장이 없다. 수암골에 대한 종합계획도 없다.

가끔 쓰레기소각장 주변을 지나가다 그런 생각을 한다. 부모산을 잘 가꾸고 등산로도 잘 정비하면 좋겠다. 문화유적도 보며 등산도 하니 얼마나 좋은가? 그 아래에 아담한 호수도 만들어 석양에 늘어진 수양벚꽃을 바라보는 아름다움을 느껴보면 참 좋겠다. 소각장에 대한 보상금을 놓고 아웅다웅 다투던 사람들의 모습 대신 주민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면 자연스럽게 악취와 대기오염, 수질오염이 감시될 터이다.

도서관 이야기가 문학관 이야기로, 문학관 이야기가 마을가꾸기로 옮겨가 버렸다. 작은도서관 운동은 독서운동이다. 문화운동이다. 마을가꾸기다. 공동체를 아름답게 살리고 가꾸는 일이다. 우리 지역이 아름다운 고장,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고장으로 여러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순례하는 고향이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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