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기자들의 벗

연규민
2013-06-15
조회수 23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마다 언론학교와 글쓰기강좌, 언론모니터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10주년을 맞는 올해는 특별히 충북의 언론운동에 대해 연속 좌담회를 개최하고 언론운동의 이모저모를 담은 책자를 발간하는 등 많은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행사로 “지역언론 현실을 말하다”란 주제로 강직한 글로 부정한 현실과 맞서 온 지역의 기자 3명을 초청해 좌담을 열었다.

 먼저 지역의 언론 현실이 어떻게 변했는지 되돌아보았다. 인터넷을 포함한 수많은 매체가 등장했다. 지역신문발전법의 시행을 통해 심층 기사를 만들 수 있었다. 지역현안에 대해 신문사가 페이스북을 통한 토론을 열고, 독자들의 블로그를 모아 운영하며 지면에도 소개하는 등 매체변화를 활용한 시도도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인구와 경제규모가 성장하는 것에 비례해 신문구독률이 따라가지 못했다. 다양한 언로가 생긴 반면 기성 언론의 영향력을 뚜렷하게 감소하였다. 그간 언론사회가 투명해지고 사명감으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는 했으나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는 공채제도가 사실상 없어지는 등 자부심이 많이 손상된 면도 안타깝다. 

▲ 지난 13일 열린 좌담회 모습

두 번째는 언론과 지방정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였다. 출입처제도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수많은 정보가 공무원들로부터 나오는데 이들과 적절한 관계형성을 하지 못하면 중요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하지만 늘 유착가능성에 대해 조심하고 절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출입기자단만 그 기관에 대해 취재하고 보도하는 관행에 대해 비판도 제기되었다. 어떤 기자라도 필요하다면 영역 구분 없이 취재하고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데 대체로 공감하였다.

출입처에 대한 중요한 비판 기사가 나가면 때로 해당 기관의 광고가 끊기고 신문구독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다. 신문사에선 격려해주고 지지해 주지만 그래도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입장은 편하지 못하다. 심적 부담이 크다. 특종을 내고도 다른 언론이 후속보도를 해 주지 않으면 힘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매달려 보도를 해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가 많다. 외롭다는 느낌이 크다. 법적인 분쟁으로 이어지면 기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에 힘겨운 싸움이 된다. 각종 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해당 기관이나 거물급 인사는 기자 개인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기사를 써야하는 시간을 빼앗는다. 한편 다른 언론에서 따라 쓰지 못하는 이유로 해당 기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충분한 확신을 가질 제보자 확인이나 전문가의 자문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어서 지역언론 기자로서 산다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의 기사가 활자화되어 보도된다는 것은 무척 기쁜 일이고 자부심이 있는 일이다. 지역의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하여 지방자치에 대한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보도를 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 기자근성이 많이 줄었다는 비판과 자기검열로 기사의 수위를 조절하기도 한다는 아픈 자기고백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지역언론의 발전을 위한 제언도 있었다.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소송을 지원하는 공익재단과 단체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충북민언련이나 지역언론 모두 경제적 안정을 위한 끊임없는 고민도 필요하다. '충북민언련이 지역언론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일은 고마우나 언론사 내부사정에도 관심을 갖고 뉴스보기, 신문구독하기 운동도 펼쳐주면 좋겠다. 충북민언련이 시민과 함께 훌륭한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하는 언론인에게 표창도 해 주면 좋겠다. 지역신문발전 조례제정에도 힘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함께 자리한 충북민언련 운영위원들도 이야기에 공감하고 고독한 싸움을 하는 기자들의 벗으로서 역할을 다하기로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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