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변화시킨 건 무엇이었나?

김승효
20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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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가고 있다. 아이들은 새 학년이 되었고,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고 묵은 집안의 짐들이 나가고 새 물건들이 들어오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달에 본 목련봉우리가 하얀 꽃빛을 드러내며 피기 시작했다. 가는 세월과 자연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으로 기운이 생동하는 때임을 느낀다.

큰아들은 중학교 3학년이 되었고, 작은아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다. 거리에 온통 현수막으로 빼곡한 걸 보면서 올해 선거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와중에 우리 집에서도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가 생겼다. 초등학생인 작은아들이 학생회장선거에 출마했다. 조심스레 아들이 '엄마, 나 회장에 나가려고 하는데…'라고 하는데, 잠깐 대답을 못했다. 잠깐 사이에 내 머릿속으로 수 만 가지 생각이 지나갔다. '그랬구나,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이왕 결심했으니 열심히 해봐!'라고 대답해주고는 아들이 얘기했을 때 왜 대답을 머뭇거렸는지 생각했다. 아마도 아들이 회장을 하면 엄마가 해주어야 할 일이 많다는 것과 학교일로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다는 카더라 통신을 많이 들어서였으리라.

▲ 사진출처: 뉴시스

'엄마, 공약을 무엇으로 정하지?', '네가 일 년 동안 바꾸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으로 하면 되지?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예전 형아들도 아무것도 안 했는데?' , “ …그러면 네가 소망하는 학교를 말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아들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래도 아들은 ‘차별 없는 학교, 가족처럼 화목한 학교, 학생이 중심이 되는 학교’를 소망하면서 공약을 정했다. 작은 아들은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친구들과 함께 선전물을 만들고 출마의 변을 준비해서 전교생 앞에서 발표 하고, 마침내 회장이 되었다. 용기를 내서 해보려는 마음을 낸 아들이 기특했다. 그러면서도 엄마로서 내 마음은 온전히 편치만은 않았다.

예전에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내 부모님 마음이 이러셨을까? 아니었을 것 같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할 일들이 많았으니까. 부모님은 집안일과 자식 입으로 들어갈 밥을 키우느라 여념이 없었고, 아이들은 동무들과 산과 들로 뛰어다니며 노는 일에 여념이 없었다. 각자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했고 무슨 문제가 생기면 서툴지만 내 힘으로 해결해보려고 애썼던 기억이 내 유년시절이다.

시골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를 시내로 나와 혼자 자취하면서 매일같이 밥해먹고 빨래하고 도시락 싸고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가며 지낸 시절이었다. 고생스러웠지만 난 그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 시절에도 야간자율학습을 했고 친구 때문에 고민했고 연예인에 열광했고 장래의 내 모습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말이다. 지금은 그때와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달라지지 않은 걸까? 아마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변했을 뿐.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졌다. 나를 변화시킨 최고의 스승은 내 자식들이다. 항상 생각한다. 자식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우매한 어른이 되지 않기를, 항상 깨어있기를, 올바름을 실현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반성적 성찰과 사유를 멈추지 않기를 다짐한다. 삶이 고난이라고 하지만 매일매일 올바르고 정의로운 어른이길 꿈꾸고 고난을 이겨내는 내 안의 힘을 일깨우는 인간이고자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6월이면 대한민국도 선거로 떠들썩할 것이다. 후보자들도 본인의 공약을 빼곡하게 내세울 것이다. 할 수 있는 공약인지 아니면 당선되기만을 위한 공약인지 모를 일이다. 난 올해도 변함없이 투표하면서 바랄 것이다. 제발 당선자가 약속을 꼭 지키는 사람으로 아이들 보기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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