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빠를 찾을 수 있을까?

사공성
20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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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사공성의 마이플레이스

내 이름은 소울야. 영어로 영혼이라는 뜻이지. 나는 캐나다에 살고 있어. 내 친구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만 나는 엄마와 외할머니와 살고 있어. 외할아버지가 몽골에서 가끔 나를 보러 오시고 외삼촌도 한국에서 이따금씩 오기도 해. 난 처음부터 아빠는 없었어.

그래서 세상에 아빠는 없는 건줄 알았는데... 옆집에 살고있는 수잔도 아빠가 있고 일요일 마다 교회에서 만나는 마이클도 아빠가 있고 대부분 유치원 친구들에게도 아빠가 있고 동화책 속에도 아빠가 있더라고. 그래서 어느날 세상에는 원래 아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근데 나는 왜 아빠가 없는 걸까? 엄마에게 물어볼까? 아니... 물어보지 않을거야... 엄마라고 뭐 세상의 모든 일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닐테고, 그리고 왠지 아빠에 대해서 물어보면 엄마가 슬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거든.

난 어쩌면 우주 어딘가 다른 별에 살고 있던 아기씨였을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천사님이 아기씨인 나를 엄마 뱃속에 데려다 놨을 수도 있잖아.  어제는 유치원 선생님이 가족사진을 그리라고 하셨어.나는 우선 엄마 얼굴을 그렸지. 우리 엄마는 진짜진짜 이쁘게 생겼어. 다른 엄마들처럼 눈이 크지도 않고 코가 높지도 않지만 우리 엄마 얼굴은 바나나처럼 부드럽고 우리 엄마 미소는 강아지만큼 귀엽지. 엄마 얼굴을 그린 다음엔 할머니 얼굴을 그렸어. 그 다음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할아버지 얼굴을 그렸지.

지난번 내가 잠들었을 때 작별인사도 하지 않고 몽골로 떠나버리셔서 며칠동안 할아버지가 미웠지만 다시 소울을 만나러 올 거라고 엄마가 그러셨어. 마지막으로 외삼촌을 그렸지. 외삼촌은 내 사진을 많이 찍어 주고 내 모습을 많이 촬영해 주지. 그래서 삼촌을 그릴 때 삼촌 손에 카메라도 그렸어.

내가 가족사진을 다 그렸을 때 옆에 앉아 있던 안젤로가 아빠는 누구냐고 물었어. 난 아빠는 없다고 대답했지. 그러자 안젤로는 왜 아빠는 없냐고 물었어. 난 원래 아빠가 없다고 말했어. 안젤로는 엄마와 아빠가 서로 좋아해야만 아기가 태어나는 것이라고 말했어.나는 꼭 그래야만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

그런데 기분이 이상해졌어. 낮잠 자고 깨어났을 때 방에 엄마나 할머니가 없을때랑 비슷한 기분이 들었어. 왠지 모르게 안젤로의 말이 맞는 것 같았거든. 오늘 엄마랑 목욕을 하면서 안젤로가 했던 말을 엄마에게 들려줄까 말까 생각해 봤지만 할 수가 없었어. 엄마 말고, 할아버지에게 물어보기로 했어. 할아버지는 몽골에서 곧 소울을 만나러 오신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할아버지가 안젤로의 말이 맞다고 하면 어쩌지?

그러면 할아버지에게 아빠를 찾아 달라고 할까? 할아버지가 아빠를 못 찾는다고 하면 어쩌지? 에이! 모르겠다! 저녁을 일찍 먹었더니 배가 고프네...엄마에게 무지개 씨리얼을 달라고 해야지. 엄마는 무지개 씨리얼을 다 먹어야 초코 씨리얼을 사준다고 했으니까 수북히 퍼 달라고 할거야

내일은 눈이 올까? 눈이 오면 엄마가 꼭 눈사람을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소울보다 더 큰 눈사람. 오늘밤은 자기 전에 내일 눈이 오게 해 달라고 기도 해야지. 잠들기 전에 엄마는 항상 책을 읽어 주시니까 ‘산타할아버지, 책을 읽어 달라고 해야겠다.

겨울나라에 사는 산타할아버지 책을 보고 꼭 눈이 오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 분명히 눈이 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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