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자기찾기

신보희
2014-09-12
조회수 275

[영화읽기] 신보희의 마이프레이스

가끔 EBS에서 하는 ‘용서’라는 프로그램을 본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형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카론의 배를 타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처럼 다시는 서로 보지 않겠다는 듯이 상대방을 외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드라마나 소설이 절정이나 위기 다음에 해결의 실마리가 나오고 결말이 나오듯, 여기에도 해피엔딩이건, 불행한 엔딩이건 결말이 나온다. 왜 이 사람들은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받는 줄 알면서도 대립하고 갈등하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인간의 삶의 과정은 '자기 찾기'의 과정이다. 그런데 그 자기 찾기의 모습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한 개인을 둘러싼 외부의 환경이나 조건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이 플레이스를 보는 내내 영화 속에서 내가 읽은 것은 갈등과 대립 속에서 성장해 가는 각 주체들의 ‘자기 찾기’였다. 그런데 그 모습이 우리들의 그것보다 좀 특별해 보인다.

영화의 시작은 어린 문숙이 임신한 모습으로 시작한다. 어머니는 이런 문숙을 다른 어머니와 다르게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아버지는 문숙의 임신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고 싶어 한다. 그리고 오빠인 나는 아이를 낳겠다는 문숙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들의 갈등의 배경 밑바닥에는 역이민자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폐쇄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방인처럼 멤돌뿐 적응하지 못하고 사는 어려움이 있었고 그 과정 속에서 이들은 서로 부딪치고 상처주고 상처받을 수밖에 없었다.

문숙의 임신은 곯아 있던 가족의 문제를 건드리는 계기가 된다. 서로를 보지 않았던 가족들은 이제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아이의 탄생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진정으로 하나가 된다. 비록 자신들의 길을 각자 떠나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지만 이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선택 앞에 놓여 있다. 그 선택은 ‘자기 찾기’을 위한 선택이며,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나 자신이 져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를 둘러싼 구성원들과의 대립과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각자의 그 선택들을 존중해 주는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결정이 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비난하거나 내 기준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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